해경 '월북·소각 자료' 요청에...군 "SI 열람 조율 중"
2020-09-28 11:32
유가족, '억울한 월북 몰이' 비판에 SI 공개 불가피 전망
군 당국이 북한 총격에 의해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와 관련한 '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SI)'를 해양경찰청에 제공할지 여부에 대해 28일 결론낸다.
이날 군 관계자는 "지난 25일 총경급 간부 등이 직접 합참에 방문해 자료 협조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합참 정보관련 부서에서는 해경에 제공할 첩보자료의 범위와 제공 방법을 놓고 최종 조율할 예정"이라며 "열람만 하게 해줄지, 핵심 정보를 건네줄지 등에 대해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SI 제공 절차는 국방부가 합동참모본부에 요청, 공개 범위와 제공 방법에 대한 논의 거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I의 경우 대북 첩보 수집 수단과 방법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존재 자체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사살 당한 이씨의 시신 소각 여부 등 남북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고, 유가족들도 '억울한 월북 몰이'라며 군 당국의 판단을 비판하고 있어 사실 확인을 위해 SI공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경 관계자는 "군 당국이 이씨의 월북 표명 관련 자료를 오늘 내로 해경에 전달하는 방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공개 방식과 범위는 현재까지 전달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해경은 이모씨가 실종 직전 타고 있던 무궁화 10호와 13호에 있는 컴퓨터(PC)를 대상으로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하며 북한 관련 검색 기록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무궁화 10호의 행적을 기록하는 GPS(위성위치항법시스템) 기록도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해경 수사에서는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무궁화 10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대 모두 지난 18일부터 고장나 동선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여전히 군 통신선을 닫고 우리 측 통신에 일정 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군 통신선을 계속 '오프 상태'(꺼짐)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 상태가 전환되지 않으면 상호 통화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남북 군사 당국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등 두차례 정기적인 통화를 해왔지만, 북측은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지난 6월 9일부터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