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서 미·중 충돌... 트럼프-시진핑 연설 대결

2020-09-23 07:33
시진핑 "코로나 사태를 정치화해선 안돼”
트럼프 "코로나19는 '중국 바이러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서로를 비난하며 정면충돌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절반을 중국 비판에 할애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에 대한 중국 책임을 강조했고,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를 정치화 해선 안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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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창설 7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거대한 글로벌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188개국에서의 무수한 생명을 잃게 만든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발생 초기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해외 항공편을 허용해 세계를 감염시켰다"며 "심지어 그들이 국내 비행을 취소하고 시민들을 집에 가두면서도 그들 나라에 대한 나의 여행금지(조치)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 정부와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WHO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했다"며 "이후 그들은 무증상 사람들은 질병을 퍼뜨리지 않는다고 거짓말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밝은 미래를 추구하면서, 세계에 이 전염병을 퍼뜨린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환경, 무역문제에 대한 중국 비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매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다른 나라 수역에서 남획하고, 거대한 산호초를 파괴하고, 어느 나라보다 독성이 강한 수은을 대기로 방출한다"며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미국의 거의 두 배이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중국의 수십 년간의 무역 유린에 맞서 싸웠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11 차례나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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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를 정치화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WH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를 위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일방주의 대신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협력을 주장했다. 세계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무역의 초석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이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파리 기후협정을 준수할 것을 다짐했다.

시 주석은 "기후변화에 대한 다자 간 대응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더 적극적인 정책을 채택해 기여금 규모를 확대할 것이다. 모든 국가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세계 경제를 녹색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