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증거인멸 거짓주장”…LG화학 “대응가치 못느껴”
2020-09-22 18:26
SK이노 “주요 문건 한 건도 빠짐없이 보관중”
LG화학 “美 ITC 조사국 공식의견 지켜봐라”
LG화학 “美 ITC 조사국 공식의견 지켜봐라”
SK이노베이션은 22일 자사가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기술을 탈취하고 소송 과정에서 문서 삭제 등을 통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모두 거짓"이라면서 또다시 장외 공방전에 나섰다. 앞서 양사는 이달 초에도 미국에서 한창인 특허침해 소송을 둘러싼 진실공방 여론전을 벌였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배터리 기술 특허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말 제재를 요청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즉각 LG화학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 입장을 지난 11일 ITC에 제출했다.
ITC가 공개한 입장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특허 소송 대상인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 기술이며 SK이노베이션이 자료를 삭제하고 있다’는 LG화학의 입장이 전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9년 7월부터 공용 웹하드(팀룸)에서 총 74건의 LG 관련 파일을 삭제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71건은 멀쩡히 보존 중이고 삭제된 3건 파일(양극재 테스트 관련)은 데이터값 자료로 정리돼 보존돼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게다가 SK이노베이션은 "중요한 것은 74건 문서 모두 특허침해 소송이나 특허 기술과는 무관한 내용"이라며 "상식적으로도 특허 소송을 제기한 후 관련 문서를 삭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 LG화학이 말도 안되게 '문서 삭제'라고 왜곡·억지 주장을 한다"고 거듭 억울함을 토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LG화학으로부터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당한 이후 전사적으로 문서 보존을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은 문서 삭제, 기술 탈취를 주장만 할 뿐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하고 정당하게 근거를 제시하면서 법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은 배터리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 성장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라며 "소송에서 책임감 있고 정정당당하게 임하되, 대화를 통해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반면 LG화학 측은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주장에 대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소송 과정을 통해서 사실이 밝혀질 것이란 원칙론을 분명히 했다.
LG화학은 "ITC에 본인들의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마치 당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것처럼 오도하지 말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공개될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의 공식 의견도 지켜봐달라"면서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소송 결과로 나올 것이고, 당사는 소송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