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3조원 자구안 이행 급물살
2020-09-22 14:11
두산타워 8000억원에 매각…자산 매각대금 2조원 넘어서
두산인프라코어 대규모 소송리스크 제거하며 매각작업 순항
두산건설·논현동 사옥 매각하면 자구안 이행 사실상 마무리
두산인프라코어 대규모 소송리스크 제거하며 매각작업 순항
두산건설·논현동 사옥 매각하면 자구안 이행 사실상 마무리
22일 두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빌딩을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한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골프장 클럽모우CC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1850억원,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를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에 매각한 후 꾸준히 자산과 계열사 처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는 두산솔루스 지분 18.05%와 대주주 보유지분 34.88%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각각 2382억원, 4604억원에 처분했다. 이어 모트롤사업부를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타워가 팔리면서 자산 매각 대금이 2조원을 넘어섰다"며 "향후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 매각도 서둘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중국법인 소송 리스크를 제거한 채 매물로 내놓으며 1조원 이상의 딜이 기대되고 있다.
당초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자에게 중국 법인(DICC·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의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전액 책임지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소송가액만 7000억원이 넘는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이를 패소할 경우 매각가 이상을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원매자 입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가치를 절하하는 첫 번째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이를 떠안기로 하면서 당초 8000억원에 수준으로 예상된 매각가가 1조원 이상으로 뛸 것이란게 업계의 예측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성공하면 사실상 자구안 이행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두산그룹은 올해 초 자금난으로 채권단으로부터 총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후 유상증자와 계열사 매각을 통해 연내 1조원을 포함해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두산건설과 논현동 사옥 매각작업이 사실상 자구안 이행의 마침표가 될 전망된다.
두산건설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우산업개발과의 인수협상이 결렬되며 새로운 원매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매각가는 상장폐지 이전 시가총액인 4300억원의 절반수준인 2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차순위 원매자에 대해 알려진 바 없어 매각작업이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두산건설이 사용하고 있는 논현동 사옥 역시 총 2500억원 규모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거래가 불발됐다.
그러나 논현동 한복한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등으로 이지스자산운용 등 차순위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매각작업이 곧 재개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 밖에 두산베어스 야구단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인프라코어의 대규모 소송리스크를 떠안은 것은 자산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관심을 끌던 알짜 계열사 밥캣을 지켜냄과 동시에 빠른 자구안 이행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두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