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 분양 0…공급절벽 폭등장 '세종시' 따라가나
2020-09-22 08:00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새 아파트 공급절벽 현실화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서울 새 아파트 공급절벽이 현실화하면서 집값과 전셋값 상승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공급량이 급감한 후 폭등장이 이어지고 있는 세종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2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번달 아파트 분양실적은 한 곳도 없다. 다음달 분양하는 단지는 서울시 강동구 '힐스테이트 고덕강일(공공택지)'이 유일할 전망이다.
지난 7월 31일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기 전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고 지난달 분양을 마친 이후로 새 아파트 공급이 뚝 끊긴 셈이다.
오는 11~12월에는 동대문구 이문1구역, 은평구 역촌1구역, 성북구 동선2구역·장위6구역 등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 분양에 들어가는 단지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조합들은 분양 시기를 미루는 게 실익이 크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2007년 서울 인허가물량은 5만 가구에서 2008년 2만1900가구, 2009년 2만6600가구까지 급감한 바 있다.
공급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정비사업 외에 마땅한 공급대책이 없는 서울에서는 일반분양가격이 낮아질수록 재건축과 재개발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를 건설원가(택지비·건축비)에 건설사의 적정 이윤을 더한 가격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이로써 국토교통부는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 대비 최대 30%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공급이 나오기만 하면 무주택 실수요자가 저렴하게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공인중개사들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 전셋값 상승세를 우려했다. 공급량이 급감한 후 폭등장을 기록하고 있는 세종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해 각각 31%와 2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9월 매달 1019가구에서 2068가구였던 세종시 주택준공실적이 10월(16가구)부터 올해 7월(49가구)까지 평균 157가구로 내려앉으면서 상승장이 지속된 것이다.
서울시 서초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결국 집값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며 "강남권 집값이 비싼 이유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국적으로 서울에 살겠다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량이 내려앉으면 당연히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