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류관 60주년…中 "남북 '평화냉면' 맛 변했다"

2020-09-20 15:06
관영매체, 평양공동선언 2주년 조명
평양 옥류관, 남북 관계개선의 증인
북·미회담 실패, 협력사업 중단 악재
평양냉면, 평화의 상징 될지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있다. [사진=중국신문망]


중국 관영 매체가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남북 관계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조명했다.

남북 정상이 옥류관에서 함께 먹은 평양 냉면이 다시 평화의 상징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관영 중국신문망은 20일 '평화 냉면의 맛은 그대로인가'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어렵게 진전을 이룬 한반도 정세가 정체된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대동강변의 옥류관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평양 냉면 붐을 일으켰다"며 "하지만 협력 사업 중단과 탈북자 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남북 관계가 점차 냉각됐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식사 장소였던 옥류관이 올해로 개업 60주년을 맞은 것에도 주목했다.

중국신문망은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1960년 준공된 옥류관이 환갑을 맞았다"며 "남북 관계 완화의 증인이라는 특수한 신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에도 남북 정상이 옥류관에서 공수해 온 평양 냉면을 먹은 바 있다.

매체는 "남북 군사 분계선을 넘어온 이 냉면은 북한의 맛을 한국에 전한 것 외에도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심었다"며 "많은 한국인들이 역사의 순간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냉면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로부터 2년 뒤 냉면은 더이상 맛있지 않아졌다"며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고 대화가 정체되면서 남북 관계도 경색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에는 개성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최악의 국면을 맞기도 했다.

중국신문망은 "문재인 대통령이 2년 전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을 때는 뭔가 할 것 같았지만 현재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옥류관 주방장 오수봉씨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남북 관계 악화가 한국 탓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매체는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됐던 동해안 및 서해안 철도 연결,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설치 등이 모두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의 관계 복원 의지와 북한의 군사 행동 유예 등 양측의 노력을 전하면서도 "평양 냉면이 다시 평화의 상징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신문망은 "얼마나 더 지나야 옥류관에 남쪽 손님이 올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