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만난 풍력] 국내외 성장동력 역대급···기대감에 훨훨

2020-09-17 07:55
유니슨·삼강엠앤티·동국S&C·씨에스윈드 등 주가 2~5배 뛰어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한국판 그린뉴딜'이 주목받으면서 국내 풍력발전업체들의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미국 등이 풍력발전 시장을 육성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17일 산업권에 따르면 유니슨을 비롯해 삼강엠앤티, 동국S&C, 씨에스윈드 등 풍력발전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그야말로 치솟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풍력터빈 전문기업인 유니슨과 풍력타워 하부구조물을 생산하는 삼강엠앤티다. 7월 초 유니슨의 주가는 1595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15일 종가 기준 6710원으로 2개월여만에 4.2배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삼강엠앤티도 3950원에서 1만9750원으로 5배 늘었다.

풍력타워 전문업체인 씨에스윈드는 4만2900원에서 11만1500원으로 2.6배, 최근 풍력타워 사업을 추진하는 동국S&C도 5000원에서 9650원으로 2배 가량 주가가 뛰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를 두고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수혜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17일 우리나라를 2030년까지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이 같은 그린뉴딜 정책에 의해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이 상당한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관련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풍력업계에서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인받은 국내 기업이 없었다면 그린뉴딜 정책이 이토록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던 기업들의 미래성장 가능성이 이제야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기업이 씨에스윈드나 삼강엠앤티 등이다. 씨에스윈드의 경우 풍력타워 분야에서는 세계 1위로 평가받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이미 창사 이래 전 세계에 8900여개의 타워를 공급한 바 있으며, 지멘스, GE, 베스타스 등 글로벌 풍력업계로부터 수주를 받아 풍력발전 타워를 납품 중이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에서도 지난해 목표했던 수주액 7억 달러를 이미 초과 달성한 상태다.

삼강엠앤티도 아시아 최고 해상 풍력 발전기 하부 구조물 업체로 손꼽힌다. 삼강앰엔티는 거대한 풍력 구조물을 선적할 수 있는 도크와 대형 설비, 기존 사업인 선박 블록 제조, 해상 플랜트 제작을 위한 중장비를 모두 보유해 특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대형장치 산업의 특성상 후발주자가 쫓아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강엠앤티는 향후 10년 동안 30GW, 1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만, 일본, 한국 등 아시아 해상풍력 시장을 선점하며 더욱 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슨은 최근 대주주가 도시바에서 국내 사모펀드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반일 정서에 휘둘리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국내에서 영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162억원 규모의 풍력발전용 타워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당한 실적을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동국S&C도 이미 올해 1분기 풍력타워 수주 규모가 600억원을 넘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 성장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산업권 일각에서는 그린뉴딜 정책 추진이 다소 둔화되면 풍력업체들도 다시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풍력업계에서는 국내 모멘텀보다 해외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시각이다.

EU는 지난해 12월 그린딜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를 목표로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2조 달러(약 2400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도 재생 에너지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한 만큼 국내 풍력발전 업체도 시장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그린뉴딜과 함께 풍력 주가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그린뉴딜의 효과는 양념 정도라고 본다"며 "최근 세계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생에너지 투자 정책이 발표되는 상황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경상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