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음주 운전자, 지병(?)을 호소하며 경찰 조사 빠져나가

2020-09-14 08:55
사고 현장에서 구급차 대신 '변호사'를 찾던 그들
이제서야 자신을 위해 의사를 찾고 있다.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현장 [사진=인천 영종 소방서 제공/연합뉴스]


지난 9일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던 B씨(33·여)는 중앙선을 넘은 뒤 마주 오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이자 A씨의 아버지인 C씨(54)는 사망했다.

사고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훌쩍 넘는 0.1% 이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은 동승자 D씨(47)의 회사 법인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간의 분노를 들끓게 하고 있는 이른바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이후 경찰은 가해 운전자 A씨를 조사했으나, 현재까지 제대로 된 조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B씨가 현재 별안간 지병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해 버렸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를 받던 B씨는 내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나중에는 지병 때문에 '숨도 못 쉬겠다'고 말하면서 이틀 동안 두 차례나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경찰은 B씨가 실제로 과거 지병으로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조사를 받기 어려울 정도의 지병이 있었는데 정작 사고 당일엔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사고 현장을 최초로 목격한 이의 증언에 따르면 "B씨는 자기가 얼마나 큰 사고를 냈는지 인지를 못 하며, (청원 글에서는) 그 여자가 하염없이 울었다는데 전혀 그런 반성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14일 인천지법에서는 운전자의 구속 여부를 가를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지난 13일 가해자를 강하게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5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고 있다.
 

[제공=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