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포기한 HDC현산···"리스크 줄였으나 소송 부담 남았다"

2020-09-11 19:50
승자의 저주·아시아나항공 재무 개선 비용부담 줄여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무산되자 증시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호평이 들린다. 아울러 25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 환급 문제를 놓고 진행할 소송의 향방이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산업은 11일 현산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현산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지 10개월 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은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산의 선택을 호평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피하기 어려운 승자의 저주를 이번 기회에 회피했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에서 흔들리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바로 잡는데 필요한 더 많은 자금을 아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추세를 바꾸기 어려울 정도로 항공시장이 악화된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문제 등을 감안하면 인수를 포기하는 편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수 포기 결정의 후폭풍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2500억원의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현산은 최근 계약금 환급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소송전을 벌여야할 상황이라 현산 입장에서 부담 요소가 적지 않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소송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다만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편이 더 안전한 길 같다"고 말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