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부터 '#살아있다'까지…K-콘텐츠, OTT로 통하다

2020-09-14 00:05

OTT로 글로벌적인 인기를 끈 '킹덤'과 '#살아있다' [사진=넷플릭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전 세계 '리모컨 전쟁'이 벌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집콕' 기간이 길어지며 집안에서 볼 수 있고, 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TV 시청률은 늘었고,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시장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OTT 대표 격인 넷플릭스는 올 2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1억929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신규 가입자만 무려 1009만명이다.

국내 진출한 지 4년차인 넷플릭스는 올해 3월 국내에서만 사용자가 2월 대비 22% 증가했으며, 총 사용 시간 또한 2월 대비 3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 세계 OTT 시장 규모가 지난해 453억 달러(약 53조8526억원)에서 내년인 2023년에는 728억 달러(약 86조5446억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이 가운데 한국 콘텐츠가 OTT를 통해 전 세계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인도의 유력 경제매체인 '라이브민트(Live Mint)'는 인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콘텐츠에 대해 조명했다.

라이브민트에 따르면 올해 인도 넷플릭스에서 영어 및 현지 언어로 제작된 콘텐츠와 함께 한국 콘텐츠도 가장 많이 본 콘텐츠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는 지난 3월 공개 직후 넷플릭스 인도의 '오늘의 Top 10'에 안착, 오랜 시간 순위권을 유지했다. 자국 내에 강한 문화 인프라를 갖춘 인도에서도 한국 콘텐츠가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그만큼 글로벌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방증한다.

이 외에도 한국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랑의 불시착' 등이 인도 넷플릭스 순위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OTT로 공개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진=tvN 제공]


일본에서도 한국 콘텐츠는 인기다. 일본 매체 아사히 신문은 최근 넷플릭스 이용자 수가 늘며 한국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4차 한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태원 클라쓰'는 지난 8월까지 일본 넷플릭스 'TOP TV 프로그램' 차트 1위부터 3위까지 유지했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지난 2월 공개작임에도 오랜 시간 열풍을 이어갔다. 성별, 나이에 따른 구분 없이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영화 '#살아있다'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지난 7월 코로나19로 침체한 국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작품. '#살아있다'를 시작으로 7월 한 달간 극장가에 다시금 관객들이 북적였다.

관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지만 영화 '#살아있다'의 누적관객수는 190만명에 그쳤다. 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관객수도 줄고, 상영관 내 가용 좌석수도 줄어 기대만큼 많은 관객이 접하지는 못한 것이다.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자 즉각적으로 반응이 쏟아졌다. 영상 콘텐츠 순위 차트를 제공하는 'FlixPatrol'에 따르면 지난 9일 영화 '#살아있다'는 공개된 지 하루 만에 글로벌 무비 차트 2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순식간에 한국은 물론 일본, 인도, 싱가포르, 홍콩,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TOP10 콘텐츠' 1위에 올랐고, 미국 등 북미권 국가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영화 '기생충'과 그룹 방탄소년단의 성공, OTT 성장세 등이 시기적으로 맞물리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으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게다가 OTT로 한국 콘텐츠의 접근성이 간편해져 유입률도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중요한 건 콘텐츠의 완성도다. 한국 콘텐츠의 관심도가 높아진 지금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