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또 하청노동자 사망…'김용균법' 시행 9개월만

2020-09-11 13:49
석탄 하역기계에 깔려 숨져…경찰 사고원인 조사 중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화물운송노동자 이모씨(65)가 석탄 하역기계에 깔려 숨졌다. 태안화력은 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산재로 목숨을 잃은 곳이다. 

11일 충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45분쯤 태안군 원분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제1부두에서 화물노동자 이씨가 컨베이어스크루 장비(배에 있는 석탄을 들어 올려 옮기는 기계)에 하체가 깔려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 장비를 정비하는 태안화력 하청업체 S사와 일일고용 계약을 맺었다. 이씨는 석탄 하역기계를 본인 소유 화물차에 싣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는 이씨를 태안군보건의료원으로 옮겼다. 의료원은 응급 치료 후 닥터헬기를 통해 단국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씨는 과다출혈로 이날 낮 12시 40분쯤 숨졌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태안경찰서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광역수사대 보건환경안전사고 수사팀은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앞서 태안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2018년 12월 비정규직이던 김용균씨가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곳이다. 이를 계기로 국회는 산업현장의 안전 규제를 강화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충남 태안 태안화력발전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