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 열전] ①대세론 이낙연 vs 떠오르는 이재명

2020-09-11 08:00
이낙연, '협치'·'조율' 강조...9월 정기국회 시험대
이재명, '선명성 부각' 전략...각종 현안 목소리

20대 대선이 불과 1년 6개월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여권 내 잠룡들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여권 내 대권 쌍두마차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두 사람은 나란히 여야 대권 주자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176석의 민주당호(號)를 이끌게 되면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 지사는 각종 현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선명성’ 부각 전략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1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응답률 31.8%. 자세한 사항은 NBS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지사는 23%, 이 대표는 22%를 기록했다.

이 지사와 이 대표는 각종 현안을 두고 맞붙어 왔다. 모양새는 주로 이 대표가 중앙 무대에서 이슈를 이끌고 가려 하면, 이 지사가 비토를 놓는 식이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도 두 사람은 충돌했다.

이 지사는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며 전 국민에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그는 “30만원 지급을 50번, 100번 해도 선진국 국가부채 비율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재정건전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논리를 폈다.

반면, 이 대표는 줄기차게 ‘선별지급’을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지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이날 정부는 7조 8000억 규모의 4차 추경안의 세부 항목을 공개했다. 실제 4차 추경을 내용을 보면, ‘선별지급’은 반쪽짜리에 머문 모양새다. 특히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두고 이 지사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 지사는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아쉽다”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 지사의 해당 발언이 정부와 여당을 겨냥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지사는 적극 반박했다. 이날 이 지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의 정치사전에 차별화는 없다’란 제목이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정권의 성공은 그 일원인 저의 성공”이라며 “의견과 토론을 분열과 갈등으로 오도하고, 발언을 왜곡해 대결을 조장하는 것은 언론의 정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경기도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지방채를 찍어 경기도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이 무산된 만큼, 경기도에서 본인의 뜻을 피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최근 ‘협치’와 ‘조율’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9월 정기국회에서 4·15 총선 공약 중 양당의 입장이 같은 법안을 합의해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화답하면서 협치의 토대를 쌓은 모양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소환’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쓴소리를 내면서 당내 균형자 역할에 나섰다.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자당 의원일 할 경우에 굳이 억지 논리를 세워 옹호할 뜻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