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中 차스닥 '이상 과열'...거래대금 폭증

2020-09-09 16:43
8일 창업판 거래대금, 상하이종합 처음으로 뛰어넘어
개혁 단행 후 거래대금 폭증...투기세력 주도

[사진=바이두]

중국 선전거래소의 중소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창업판(創業板·차이넥스트)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지난 8일엔 상하이종합지수도 처음 제쳤다. 거래대금 폭증 속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도 커졌다. 시장에서는 투기가 과열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9일 선전거래소에 따르면 8일 창업판 하루 거래대금은 3374억5600만 위안(약 58조원)으로, 상하이종합지수의 거래대금을 사상 처음으로 제쳤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 일일 거래대금은 3199억4400만 위안이었다. 

이날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상승폭 순위를 보면 창업판 종목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8일 창업판에 상장된 61개 종목의 주가가 10% 이상 올랐으며, 이 중 3분의 1 이상은 장중 거래가 중단됐을 정도다. 

창업판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거래대금이 무서운 기세로 늘어나는 등 과열 조짐이 포착됐다. 지난달 24일 2000억 위안을 돌파한 거래대금은 이후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며 9일엔 4000억 위안도 돌파했다. 14거래일 만에 거래대금이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거래대금 폭증 속 저가주 주가가 단기간 내 치솟는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창업판에서 거래되는 톈산바이오(天山生物, 300313, 선전거래소), 창팡그룹(長方集團, 300301), 톈하이방우(天海防務, 30008) 등 대다수 저가주 주가가 폭등했다.

특히 톈산바이오 주가 상승폭은 최근 12거래일간 6배 가까이 급등해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2일에 재개장한 후 또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자 9일부터 선전거래소는 톈산바이오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밖에 창팡그룹, 톈하이방우 등 7개 종목도 마찬가지로 100% 이상 치솟았다.

왕더룬 싱예증권 전략 애널리스트는 "창업판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최근 ±20%로 완화된 상·하한폭 제한을 악용하는 투기세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저가주, 저실적주에만 거래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중국 당국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기술주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창업판 거래 제도를 뜯어고치는 개혁을 단행했다. 창업판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상장 후 5거래일간 주가 상·하한폭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이후부터 일일 상·하한폭을 ±20%로 늘린 것이다. 기존의 상장 첫날 상·하한폭 제한을 ±44%로 두고, 그 이후부터는 ±10%로 제한하고 있는 것에서 크게 완화됐다. 이 같은 조치가 창업판 증시 변동성을 키운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투기 세력이 주도하는 창업판 과열 양상이 지속되긴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류천밍 톈펑증권연구원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른바 '잡주'를 투기 식으로 매수하는 투자자가 활개하고 있지만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창업판 개혁 조치가 우량 자본을 창업판으로 끌어들이며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한층 성숙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