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새 3번 셧다운…‘언택트’ 무게 실리는 국회

2020-09-08 10:47
與 “온라인 시스템 서둘러야”…野 “헌법에 어긋나”
확진자 발생 시 주요일정 차질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보름 새 3번이나 국회를 덮치면서 ‘언택트(비대면)’ 국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잇따른 국회 내 확진자 발생으로 주요일정에 차질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본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후 나흘 만인 지난 7일 국회 출입기자 1명이 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회 본청과 소통관, 의원회관 일부가 폐쇄됐고, 해당 기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같은 당 윤호중‧홍정민 의원 등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민주당 고위전략 회의는 취소됐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국회가 마비되고 주요 인사들이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가면서 언택트 국회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사무처에 각 당의 의원총회와 국회 상임위원회에 필요한 화상회의 시스템 설치 작업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감염병 확산이나 천재지변 등 긴급상황 시 국회의장의 허락을 얻어 원격 출석과 비대면 표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같은당 고민정 의원은 감염병 확산에 따른 사유에 한정해 원격영상회의로 본회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당 이동주 의원은 국회 증인이나 감정인, 참고인 등이 온라인으로 회의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야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국회를 벗어난 표결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취지에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상 출석이 국회 회의장 출석을 의미하기 때문에 위헌성 여부가 있어 원격회의 시스템 구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온라인 국회로 전환 시 176석의 거대여당을 견제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야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1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으나, 야당 측은 협의 없이 언택트 국회 등을 안건에 올렸다고 반발하며 이를 무산시켰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원격 국회는 헌법의 취지에 맞지 않아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고, 개정안도 제대로 뜯어볼 필요가 있다”며 “외국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회의나 대정부질의 등을 하고 있으나, 표결은 또 다르다. 비대면 국회는 기술적인 문제도 필요하고, 당장 쉽게 몰아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