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애플·테슬라 급락에 '휘청'...나스닥 4.96%↓

2020-09-04 06:39
다우 2.78%↓ S&P500 3.51%↓ 나스닥 4.96%↓
뉴욕증시 폭락에 국제유가·금값도 하락…WTI 0.3%↓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07.77p(2.78%) 급락한 2만8292.73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 6월 11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S&P500지수는 125.78p(3.51%) 추락한 3455.06에, 나스닥지수는 598.34p(4.96%) 주저앉은 1만1458.10에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날 애플 등 최근 단기간에 급등한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크게 주저앉았다. 애플은 8% 폭락해 3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테슬라도 9% 넘게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넷플릭스 주가도 각각 5% 가까이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한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 수석 투자가는 "투매를 촉발한 뚜렷한 원인이 없어 수익 실현을 위한 조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확산하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또 코로나19 관련 추가 경기부양책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쪼그라들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부활하던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다시 뒷걸음질 치는 등 경기회복세가 다소 둔화하는 분위기다.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9로 전월(58.1)보다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57.0)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PMI는 기업의 구매 책임자들을 설문해 경기 동향을 가늠하는 지표다. 50을 기점으로 그 이상은 경기 확장을, 그 아래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ISM은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업종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진단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급락 장세가 연출되면서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큰 폭으로 치솟았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는 전 거래일보다 26.46% 폭등한 33.60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을 넘으면 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헤지아이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대릴 존스 연구 책임자는 VIX의 급등에 대해 "분명한 위험 신호"라며 "현재 시장은 매우 위험한 지점에 있고 시장 붕괴의 위험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주간 신규 실업자 수는 2주 만에 다시 1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8월 23~29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88만1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됐다. 전주(101만명)보다 줄어들었지만, 노동부가 지난주부터 통계 작성 방식을 바꿔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종전보다 고용시장 사정이 개선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주요 증시도 내림세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1.0% 내린 3303.48로 거래를 종료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4% 빠진 5009.52에, 영국 FTSE지수는 1.5% 밀린 5850.86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1.4% 하락한 1만3057.77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내려앉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3% 밀린 41.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1% 빠진 43.94달러를 가리켰다.

금값도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6.90달러) 내린 1937.8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