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9.9% 하락을 기록하면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한 자릿수 대 감소율을 유지했다. 감소율 측면에서는 선방했다고 봤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반등의 가능성은 불확실성을 남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39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조업일수를 배제한 일평균 수출만 따져봤을 때 3.8% 감소에 그쳐 코로나 이전 수치와 거의 근접했다. 8월 조업일수는 전년 대비 1.5일 감소했다.
 

다만 월별 수출은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되기 전 2월 3.6% 증가에서 3월 1.7% 감소로 돌아섰다. 이후 4월(-25.6%), 5월(-23.8%), 6월(-10.8%)까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이다 7월에 한 자릿수(7.1%)로 둔화했다.

하루 평균 수출 증감률은 2월부터 꾸준히 하락했다. 1월 수출 증감률은 4.2%로 상승 출발을 했지만, 2월 -12.5%, 3월 -7.8%, 4월 -18.8%, 5∼6월 -18.4%, 7월 -7.1% 등 계속 하락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8억 달러대로 진입,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11개의 품목이 부진했다. 반도체(2.8%), 가전(14.9%), 바이오·헬스(58.8%), 컴퓨터(106.6%) 등 4개의 품목이 수출을 지탱했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1~8월 누계 기준 플러스로 전환했다.

부진한 품목은 철강(-19.7%), 무선통신(-31.7%), 자동차(-12.8%), 일반 기계(-17.1%), 석유제품(-44.0%), 선박(-31.5%), 차 부품(-27.0%) 등 주력 제조품 대부분이 차지했다. 특히 두 자릿수대 마이너스를 기록해 회복의 움직임이 아직 요원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주요 시장의 부진이 여전히 이어졌다. 중국(-3.0%)과 미국(-0.4%), EU(-2.5%) 등 3대 시장으로의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 이는 조업일수 부족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루 평균 수출로 보면 23개월 만에 3개 시장에서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아세안(-17.8%), 일본(-20.7%), 중동(-20.5%) 등 인접 국가들의 수출이 부진했다.

8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한 35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41억2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한국의 세계 교역 순위는 8위를 기록했다.

주요국의 상반기 실적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우리 수출과 교역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역 순위는 이에 따라 8년 만에 1단계 상승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하고 있고, 조업일수가 부족한데도 8월 수출이 한 자릿수대 감소를 유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EU 등 3대 시장으로 수출이 모두 회복세를 보인 점도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 분쟁 등 위기 요인이 상존해있고,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