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p는 안붙어" 옛말...큰형 못지않은 작은형 인기

2020-09-01 11:16
통계청, 1인가구 비중 첫 30% 돌파...이제 1~2인가구가 대세

[아주경제 DB]


최근 분양시장에서 소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처음 돌파한 데 이어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대형평수보다 소형평수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오피스텔은 '분양과 동시에 적자'로 불리면서 수천만원씩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는데, 이와 대조적인 분위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영등포구, 용산구 등에서 분양하는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분양가에 수억원을 웃도는 프리미엄이 붙은 단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서울 용산구 '용산 푸르지오 써밋' 전용면적 35㎡는 지난 7월 5억75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분양가 4억400만~4억1600만원 대비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삼성 롯데캐슬 클라쎄' 전용면적 29㎡ 역시 분양가에 프리미엄이 1억원 가까이 붙었다. 지난 7월 4억7000만원에 거래돼 이 단지 분양가(3억7430만~4억2040만원) 대비 9500만원 이상 올랐다.

강남구 A공인 관계자는 "강남구 삼성동 일대는 1인가구 수요도 많지만 맞벌이 신혼부부 수요가 특히 많다"면서 "요즘 신혼부부들은 결혼 초부터 '딩크족'을 선언하거나, 애를 낳더라도 3인 가족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아파트에 들어가기보다는 오피스텔이더라도 신축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소형 오피스텔에도 아파트 못지않은 청약경쟁률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는 210실 모집에 389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8.52대1을 기록했다. 거주자 우선접수 기준 99.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인기 평수는 전용 25~28㎡에서 나왔고, 가장 낮은 경쟁률인 16대1은 전용 62~77㎡ 대형에서 나왔다. 인천 부평구에서 전용면적 23~41㎡의 소형 평형으로 공급된 'e편한세상 시티 부평'도 1208실 모집에 9019명이 몰려 1000가구급 대단지임에도 평균 7.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건설사들도 1인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분위기다. 대림산업은 이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원에서 450실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 'e편한세상 시티 광교'를 선보인다. 전용 21~49㎡로 구성됐지만 빌트인 가구를 강화해 공간 활용성을 끌어올렸다.

현대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 총 954실 규모에 전용 20~44㎡로 구성된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을 분양 중이다. 중흥토건과 두산건설도 광주 북구 임동 일원에서 '금남로 중흥S-클래스&두산위브더제니스'를 분양한다. 오피스텔은 전용 27~57㎡(250실)로 이뤄졌는데, 가장 작은 평수인 27㎡가 150실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1인가구 수가 많아지면서 소형 평형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최근에는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해 단점으로 지적된 공간 효율성이 높아지는 추세이고, 특히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테라스를 갖춘 오피스텔은 아파트 못지않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고 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국내 총 2089만 가구 가운데 1인가구 비율은 30.21%로 4인가구(16.2%)를 두배 가까이 앞질렀다.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1인가구 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위는 2인가구로 전체 가구의 27.8%를 차지했다. 3인가구(20.7%), 4인가구는 3~4위를 기록했다.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전체 가구 수도 전년(2050만 가구) 대비 1.91%(39만1000가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