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공작' 원세훈 항소심 징역 7년

2020-08-31 15:39

국정원장 재임시절 정치공작에 관여하거나 국가정보원 예산을 불법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69)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자격정지기간은 7년에서 5년으로 다소 줄었다.

앞서 검찰은 1·2심 모두 198억원의 추징금을 구형했지만 이번 항소심에서도 추징금은 부과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정보기관의 정치관여 문제로 수많은 폐해가 발생했다"며 "그 명칭이나 업무범위를 수차례 바꾼 과정 등을 보면, 국정원의 정치관여는 어떤 형태이든 매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치관여 목적이 명백한 '국가발전미래협의회(국발협)'라는 민간단체를 국정원 주도로 설립하고 운영자금도 지원한 것은 대단히 잘못이다"라며 "국고손실 금액도 크고, 유죄로 인정된 뇌물액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안전보장에 매진하던 다수의 국정원 직원이 원세훈 전 원장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고 여러 범죄에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원 전 국정원장은 재임 시절 민간인들을 동원한 '댓글 부대'를 운영하고, 유명인의 뒷조사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또한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서부터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당시 야권 정치인까지 뒷조사를 지시한 혐의와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