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이 유럽을 향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소한 유럽이 미국 주도의 '반중 동맹'에 가담하는 것을 막는 데 사활을 건 모습이다.

2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구애 행보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왕 국무위원은 26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는 고난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다"며 "인적 교류 회복과 협력 가속화로 세계 경제 회복에 적극적인 공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은 손을 잡고 일방주의의 충격과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며 "자유무역을 지키고 상호 개방을 견지하며 공평 경쟁을 선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스테프 블로크 네덜란드 외무장관을 만나서도 비슷한 취지로 미국을 겨냥해 발언했다.

전날 이탈리아 총리 및 외무장관과 회동한 자리에서는 "중국은 신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대중 공세를 비판했다.

왕 국무위원은 유럽 국가들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참여와 중국 시장 진출을 독려하며 미국과 손을 잡지 않는다면 경제적 반대급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관영 매체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을 통해 "이탈리아가 중국을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칭한 것은 미국이 유럽에서 신냉전을 일으키려는 시도가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자평했다.

환구시보는 "워싱턴의 정치인들은 세계 각지에서 편 가르기를 선동하며 반중 동맹을 조직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유럽은 미국이 가장 먼저 쟁취하려는 목표"라고 비난했다.

이어 "유럽의 많은 국가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지만 중국과도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정치 제도와 이데올로기, 사회 문명이 다른 국가도 얼마든지 잘 어울리고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현재 중국과 유럽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강력한 방해와 파괴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라며 "미국과 유럽의 동맹 관계는 중국에 대항하는 통일 전선으로 자동 전환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이끄는 반중 동맹은 실현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왕 국무위원의 이번 유럽 방문은 중국과 유럽의 호혜적 협력을 추동할 것"이라며 "양측이 함께 노력해야 제3자가 사심으로 만든 난장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을 잇는 대중 압박 전선을 형성하는 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며 "유럽에 중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