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박삼구 고발..."경영권 확대 위해 계열사 동원"
2020-08-27 12:00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 이용한 우회지원으로 부당이익 편취
총 320억 과징금과 시정명령 부과...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고발
총 320억 과징금과 시정명령 부과...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고발
공정거래위원회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장을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혐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호아시아나에 시정명령과 총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회장과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인 박홍석·윤병철, 그리고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을 고발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 우려에도 총수 일가의 숙원인 그룹 재건과 경영권 회복을 위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가 계열사의 가용 자원을 이용해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장한 사례를 시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총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 금호고속 지분은 절반 이상이 총수 일가가 보유했다.
2016년 8월 41.1%이던 금호고속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지난해 50.9%까지 늘었다. 당시 총수인 박삼구 회장이 27.8%를, 총수 2세(박세창) 18.8%, 기타 친족 4.3% 등이 각각 지분을 가졌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계열사 인수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금호터미널 등의 핵심 계열사가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됐다. 이로 인해 총수 일가의 그룹 장악력이 약화하자 박 회장은 2015년 10월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설립해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다.
금호고속이 계열사를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1조원이 넘었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5300억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신규 자금 조달은 어려웠다. 금호고속의 열악한 재무 상태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 금호고속의 차입금은 4000억원이 넘었다. 연간 이자 비용으로만 수백억 원이 나갔다.
그러자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이 나섰다. 그룹 주력인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을 매개로 한 자금 조달 계획과 계열사·협력업체를 이용한 자금 지원 방안을 설계해 실행했다.
금호고속은 그다음 해 0% 금리, 만기 최장 20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160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게이트 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에 30년간 독점 사업권을 갖는다는 조건이 달렸다.
2017년에는 게이트 그룹 내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GGFS)와 만기 1·2·20년의 금호고속 BW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이렇게 기내식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괄 거래는 성사됐다.
공정위는 "금호고속 BW는 신주인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무이자로 발행됐다"며 "일괄 거래의 본질은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보증·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내식·BW 일괄 거래가 아니었다면 BW의 인수 가능성은 희박했다는 이야기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금호 측 162억원 상당의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고 봤다. 금호고속 BW 금리 0%와 당시 시중은행의 월말 평균 당좌대출금리는 3.7~3.8% 차이를 고려한 결과다.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단기 자금 대여도 이뤄졌다. 2016년 금호고속의 자금 사정이 급박해졌다. NH투자증권이 금호고속에 대여한 5300억원을 조기 상환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 9개 계열사는 총 45회에 걸쳐 금호고속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저리로 자금을 대여했다. 역시 전략경영실의 지시가 있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자금 대여 여력이 없는 중소 협력업체에 선급금 명목의 금액을 지급하면 협력업체는 이를 그대로 금호고속에 대여했다. 일부 협력업체는 계약서에 직접 서명·날인한 사실조차도 없었다.
이 같은 우회 대여를 통해 금호고속은 정상 금리(3.49~5.75%)와의 차이에 해당하는 총 7억2000만원 상당의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
이에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에 향후 행위 금지명령과 총 32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아울러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법인 고발과 박삼구 회장,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박홍석·윤병철을 고발하기로 했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 부실 회계 처리에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호아시아나에 시정명령과 총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회장과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인 박홍석·윤병철, 그리고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을 고발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 우려에도 총수 일가의 숙원인 그룹 재건과 경영권 회복을 위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가 계열사의 가용 자원을 이용해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장한 사례를 시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던 금호고속, 조직적 지원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로 인한 유동성 위기와 2010년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자율협약 개시 등 주요 계열사가 채권단 관리에 놓인 상태였다.2016년 8월 41.1%이던 금호고속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지난해 50.9%까지 늘었다. 당시 총수인 박삼구 회장이 27.8%를, 총수 2세(박세창) 18.8%, 기타 친족 4.3% 등이 각각 지분을 가졌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계열사 인수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신규 자금 조달은 어려웠다. 금호고속의 열악한 재무 상태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 금호고속의 차입금은 4000억원이 넘었다. 연간 이자 비용으로만 수백억 원이 나갔다.
그러자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이 나섰다. 그룹 주력인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을 매개로 한 자금 조달 계획과 계열사·협력업체를 이용한 자금 지원 방안을 설계해 실행했다.
금리 0% BW 발행 위해 기내식 20년 독점 계약
전략경영실은 2015년부터 해외 투자 자문업체를 통해 금호고속 투자를 조건으로 한 일괄 거래 구조를 기획했다. 이를 다수의 해외 기내식 공급업체에 제안했고, 이를 수락한 스위스 게이트 그룹과의 거래를 주도했다.금호고속은 그다음 해 0% 금리, 만기 최장 20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160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게이트 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에 30년간 독점 사업권을 갖는다는 조건이 달렸다.
공정위는 "금호고속 BW는 신주인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무이자로 발행됐다"며 "일괄 거래의 본질은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보증·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내식·BW 일괄 거래가 아니었다면 BW의 인수 가능성은 희박했다는 이야기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금호 측 162억원 상당의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고 봤다. 금호고속 BW 금리 0%와 당시 시중은행의 월말 평균 당좌대출금리는 3.7~3.8% 차이를 고려한 결과다.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단기 자금 대여도 이뤄졌다. 2016년 금호고속의 자금 사정이 급박해졌다. NH투자증권이 금호고속에 대여한 5300억원을 조기 상환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 9개 계열사는 총 45회에 걸쳐 금호고속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저리로 자금을 대여했다. 역시 전략경영실의 지시가 있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자금 대여 여력이 없는 중소 협력업체에 선급금 명목의 금액을 지급하면 협력업체는 이를 그대로 금호고속에 대여했다. 일부 협력업체는 계약서에 직접 서명·날인한 사실조차도 없었다.
이 같은 우회 대여를 통해 금호고속은 정상 금리(3.49~5.75%)와의 차이에 해당하는 총 7억2000만원 상당의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
이에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에 향후 행위 금지명령과 총 32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아울러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법인 고발과 박삼구 회장,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박홍석·윤병철을 고발하기로 했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 부실 회계 처리에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