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거리에서 모르는 여성 7명을 폭행하고 달아난 3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상해 혐의를 받는 권모씨를 26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권씨는 지난 8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대로변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서 있는 여성의 얼굴을 때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도주하던 중 길에서 마주친 또 다른 여성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의자의 진술과 논현동 일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피해를 신고한 2명 외에 추가로 5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지만, 심야시간대 노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만 상대로 폭행을 가한 점을 봤을 때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해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의 중대성 등에 비춰 구속 사유(도망할 염려)도 인정된다"며 권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씨 측 변호인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대화에서 "(권씨가) 정말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억은 못 하지만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