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플로이드 시위?…바짝 긴장하는 공화당
2020-08-25 14:44
비무장 흑인 총격사건에 위스콘신 등지에서 시위
미국의 흑인차별반대 시위가 또다시 거세지고 있다. 지난 5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남성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몇 개월 만에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수 주간 이어진 시위 속에서 인종차별 이슈는 미국 사회 전반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한편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지지율 급락을 겪기도 했다.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비무장 상태에서 경찰이 등 뒤에서 쏜 총을 맞고 쓰러져 사망했다. 3세와 5세, 8세 아들 3명이 당시 차량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분노를 더 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또다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조짐이 일고 있다. 사망자인 제이컵이 비무장 상태로 뒤에서 총격을 받는 사고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시민들은 급기야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시위 도중 불이 일어나기도 했다. 만약 6월 사태가 반복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11월 대선을 얼마 안 남기고 반전의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니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24일 커노샤의 주요 기간시설과 소방관 등의 보호를 위해 125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노샤에는 이날 오후 8시부로 통행금지령도 발효된다.
민주당 소속인 에버스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블레이크는 미국이나 우리 주에서 법 집행 요원의 총에 맞은 첫 번째 흑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무차별 총격 사건에 대해 위스콘신주 법무부는 사건 조사에 들어갔으며, 연루된 경찰관들은 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지난 6월 플로이드 사태처럼 전국적으로 퍼질 경우 미국 내 혼란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하루 1000명 이하로 내려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하루 4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 때문에 시위가 벌어질 경우 다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는 이번 사건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공화당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을 오는 11월 대선의 후보로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바이든 후보에게 뒤지고 있어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까지 겹친다면 2개월 남짓 남은 대선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