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사랑제일교회發 확산 막을 것”…조만간 기독교 지도자 만난다
2020-08-20 18:12
취임 후 첫 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염수경 추기경 등 교구장 9명 참석
“광화문 집회 파악 자체 어려워…방역 성과 무너질 위기에 종교가 모범”
“광화문 집회 파악 자체 어려워…방역 성과 무너질 위기에 종교가 모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조만간 기독교 지도자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천주교 지도자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성과가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가 모범이 돼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천주교 지도자와의 간담회를 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세례명은 디모테오인 문 대통령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는 8·15 광화문 집회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공개 간담회 도중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초기 코로나19 확산을 언급하며 “사랑제일교회 문제는 (신도 명단) 파악이 되는대로 빨리 확산을 막을 것”이라면서도 “광화문 집회는 (참가자) 파악 자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곳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서 우리 방역이 또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방역 책임자로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 상황이 더 악화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또 고용도 무너져서 국민들의 삶에서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억설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천주교 지도자들을 향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들 마음이 매우 지치고, 또 짜증도 나고 심지어는 아주 분노하는 마음들도 많이 는데 국민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안전을 위한 연대의 힘이 커지도록 종교 지도자들께서 용기와 기도를 나눠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겸 광주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이기헌 주교(경기의정부교구장) △권혁주 주교(경북 안동교구장) △이용훈 주교(경기수원교구장)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손삼석 주교(부산교구장) △김준철 신부(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처장 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를 대표해 발언한 염 추기경은 “최근 들어 종교시설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재유행 조짐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우리 천주교회는 정부의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고, 신자들의 개인위생에 철저하도록 각 본당 신부님들을 통해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천주교는 각 교구별로 현장 미사와 소모임을 중단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방침을 마련 중에 있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은 주교회의 측에서 준비한 ‘묵주 기도의 모후’라는 제목의 성화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성화에는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성모님께 기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 의장은 기도를 통해 “코로나19 극복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주시라”고 했다.
한편 천주교 지도자들과의 간담회는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던 일정으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몇 차례 순연됐다가 재추진 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참석자 규모가 줄었지만, 최근 일부 개신교 신자들의 돌출 행동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해오던 종교별 지도자 간담회도 이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