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UAE 국교정상화 합의..."역사적 평화협정"
2020-08-14 07:56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13일(현지시간) 역사적 평화협정을 맺고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걸프 아랍국가 가운데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건 UAE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미국·이스라엘·UAE 3국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UAE가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두 나라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만나 투자, 관광, 직항 노선, 안보, 통신, 대사관 설치 등에 대한 양자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합병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불법으로 점령한 지역이다.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정착촌을 계속 건설해왔다.
이 문제로 아랍권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아랍국가는 이집트와 요르단뿐이다.
이란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중동의 최대 군사 위협으로 여기는 이스라엘은 시아파인 이란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수니파 국가들과 접촉면을 넓혀왔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의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다.
이번 합의를 두고 주요 외신은 중재자를 맡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커다란 외교적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중동 국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친미 국가이자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스라엘과 UAE의 합의가 중동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과 팔레스타인은 반발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이스라엘과 UAE의 합의는 "부끄러운 합의"라고 평가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등 중동 동맹국과 함께 포위망을 구축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를 강하게 거부한다"면서 "제삼자가 팔레스타인을 대표할 수 없다. 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