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후공정서 승부수...TSMC 넘는다

2020-08-14 00:00
삼성전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 '엑스큐브' 공개

삼성전자가 7나노(10억분의 1m) EUV(극자외선) 시스템반도체 공정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다. 칩을 여러 번 쌓아올려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패키징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분야의 선도적인 기술 개발로 파운드리 분야 경쟁사인 대만 TSMC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엑스큐브(X-Cube)' 패키지 기술은 시스템 반도체 칩을 위로 쌓고, 미세한 구멍을 뚫어 실리콘으로 연결하는 TSV(실리콘 관통전극)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에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핵심 기능을 하는 '로직' 부분과 캐시메모리(임시 기억장치)의 기능을 담당하는 'SRAM'을 양 옆으로 배치해왔다. 엑스큐브 방식을 사용하면 초미세공정에서도 반도체 칩의 표면적을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그만큼 설계가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고객사들이 엑스큐브 설계방법론과 설계도구 등을 활용해 EUV 기술 기반 칩 개발에 바로 들어갈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1위 TSMC와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TSMC는 파운드리 분야 54.1%로 1위이며, 삼성전자는 15.9%로 2위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위해서 비메모리 부문에 적용할 후공정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초미세공정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내는 것보다는 후공정을 통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삼성전자는 후공정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공정에서 TSMC와 삼성 모두 5나노 이하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직접 챙기며 신경쓰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작년 일본 수출 규제 때 첫 행선지로 패키징을 담당하는 온양사업장을 방문했고, 1년 후인 지난달에 재차 방문했다. 그만큼 후공정은 삼성전자의 핵심 분야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후공정을 키우기 위해 2018년 말 패키지 제조와 연구조직을 통합해 TSP(테스트 시스템 패키지) 총괄조직을 신설했다. 지난해는 삼성전기 PLP(패널레벨패키징)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온양사업장에 LCD 라인을 밀고, PLP라인 2개를 설치한 뒤 FO-PLP(팬아웃-패널레벨)를 개발 중이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전무는 "EUV 장비가 적용된 첨단 공정에서도 TSV 기술을 안정적으로 구현해냈다"며 "삼성전자는 반도체 성능 한계 극복을 위한 기술을 지속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기존 시스템반도체의 평면 설계. 오른쪽은 삼성전자의 3차원 적층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