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김정숙·멜라니아 두고 때아닌 '수해패션' 논쟁
2020-08-13 15:48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수해패션'을 두고 정치권 인사들 간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여권이 재난현장을 찾은 김 여사의 진정성을 치켜세우자 야권에선 '지나친 영부인 찬가'라고 깎아내리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노웅래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와 미국 멜라니아 여사의 사진을 올리고 "수해 봉사 패션, 클래스가 다르다"고 극찬했다.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2017년 8월 허리케인 하비로 큰 피해를 입은 텍사스 재난현장을 방문하며 화려한 옷을 입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나타나 여론의 빈축을 샀다. 연예·패션 전문 기고가인 마리아 델 루소는 당시 SNS에 "멜라니아는 '홍수구조대 바비' 같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김정숙 여사가 강원도 철원의 폭우 피해 현장을 비공개로 방문해 수해 복구 봉사에 나온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텍사스 허리케인 하비가 왔을 당시 하이힐의 선글라스 패션으로 방문한 멜라니아 영부인이 떠오른다"고 김 여사와 멜라니아의 행보를 비교했다.
여권 지지 인사인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도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누구에게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정성과 순수함을 느끼게 된다"고 김 여사의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호평했다.
진 검사는 "해마다 국가적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 아무도 모르게 자원봉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다른 누구에게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정성과 순수함을 느끼게 된다"며 "이런 겸손함과 진정성은 높은 자존감과 이타성 그리고, 측은지심을 구비한 분에게서만 가능하다.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 의원을 겨냥해 "최고위원 선거가 급한 모양"이라며 "친문 극성 당원들 환심을 사야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수수한 차림으로 열심히 수해 봉사하는 영부인도 보기 좋지만, 여성이나 인권 등 본인만의 전문 분야에 몰두하며 퍼스트레이디 역할 수행하는 고(故) 이희호 여사 같은 영부인도 보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김 여사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비공개 봉사활동을 했다. 이 사실은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청와대는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며 김 여사의 봉사활동 사진을 공개했다.
대다수 누리꾼은 "사진 찍기용과는 전혀 다르다", "영부인으로서 낮은 자세로 진정성있는 모습 보여줘서 감사하다" 등 김 여사의 비공개 봉사활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의전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나" 등의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