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백신 기대에도 美부양책 협상 난항...다우 0.38%↓

2020-08-12 06:39
다우 0.38%↓ S&P500 0.80%↓ 나스닥 1.69%↓
금값, 7년 만에 최대폭 하락…2000달러선 아래로 후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에 강세로 출발했지만, 미국 의회에서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협상이 교착에 빠졌다는 소식에 장 막판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4.53p(0.38%) 내린 2만7686.91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26.78p(0.80%) 하락한 3333.6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85.53p(1.69%) 빠진 1만782.82로 장을 마치며 사흘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시장은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과 의회의 부양책 협상 등을 주시했다.

장 초반만 해도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시장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아직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으며 러시아는 백신 등록 이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때문에 3차 임상시험을 건너뛴 채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내린 '반쪽 승인'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의구심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시작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해져 백신이 예상보다 빨리 개발될 수 있다는 데 기대를 걸었다.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브리핑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이 나온 점도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서 코로나19 관련 추가 부양책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는 장 막판 내림세로 돌아섰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추가 부양책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와 협상을 재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더이상 정치 게임이 아니라 국가 위기"라고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추가 부양책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민주당이 너무 많은 요구를 하고 있고, 상당 부분은 코로나19 위기와 관련도 없다고 하는 등 날을 세웠다.

부양책 협상의 교착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부양책 협상 상황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미디에이트 캐피털 그룹의 니콜라스 브룩스 경제 연구 담당 대표는 "시장의 긍정적인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재정 부양책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시장은 의회가 결국 합의할 것이고, 현재 '벼랑 끝 전술'이 이뤄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합의가 없다면, 시장은 매우 빠르게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2.22% 오른 3332.12로 거래를 종료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1% 상승한 6154.34에, 프랑스 CAC40지수는 2.41% 뛴 5027.99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2.04% 오른 1만2946.89로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크게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4.6%(93.40달러) 급락한 1946.30달러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 4월 15일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4% 떨어진 41.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7% 내린 44.66달러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