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사모펀드 사고에··· 상반기 증권사 분쟁조정 신청 역대 최다 수준
2020-08-12 06:00
연이은 사모펀드발(發) 금융사고로 올해 금융당국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분쟁조정 신청건수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뛰어넘었다. 금융당국의 사모 운용사 전수조사와 금융투자업계의 사모펀드 전수조사가 시작되며 하반기 분쟁조정 신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분쟁조정신청은 12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건)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상반기(336건)와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지난 2015년 925건 이후 2016년(802건), 2017년(653건), 2018년(713건) 모두 세 자릿수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104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 이미 지난해 연간 총합을 뛰어넘어 동양증권 기업어음(CP) 사태가 있었던 지난 2013년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제 회사별 접수 내역을 보면 라임운용 혹은 옵티머스운용과 관련된 증권사들의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많았다. 한 지점에서 라임운용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대신증권의 경우 293건의 분쟁조정이 접수됐다.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이자 운용 과정에서 공모 정황이 포착됐던 신한금융투자도 220건이 접수됐다. 호주 부동산 펀드에서 '투자 사기' 논란이 있었던 KB증권, 팝펀딩 등 P2P대출 관련 펀드 및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옵티머스운용 펀드 등에서 환매 중단이 있었던 한국투자증권은 136건으로 뒤를 이었다.
남은 하반기에도 분쟁조정 신청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라임운용과 옵티머스운용 이후에도 금 관련 무역금융 펀드를 비롯해 크고 작은 환매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진행 중인 전수조사도 변수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사모펀드와 사모전문운용사에 대한 '투트랙'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사고가 이례적으로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에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평소라면 문제가 없었을 펀드에서도 환매 연기가 발생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