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2008년 금융위기 극복 반면교사 삼아야"

2020-08-11 10:35
"2008년 금융위기 극복 당시 경제적 양극화 문제 심화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발생한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증대된 시중의 유동성과 기업의 부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겠다."

[사진=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은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386.3p, 862.7p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보였다.

2분기 기업실적도 상당수 시장전망치를 상회했다. 지난 5일 기준 실적을 발표한 98개 상장사 중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 비율은 40.8%에 달했다. 전망치를 상회한 기업 비중도 53.1%로 나타났다.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의 지난 7일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컨센서스는 33.2%로 주요 국가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 기간 주요 국가의 EPS증가율 컨센서스는 일본(10.9%), 중국(18.4%), 미국(6.2%), 영국(-4.1%), 독일(13.4%) 등이었다.

실물 경제도 경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월 대비 6월 산업생산지수 4.2% 증가했다. 전월 대비 산업생산지수가 증가한 것은 올 들어 6월이 처음이다.

손 부위원장은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부각된 문제점들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극복과정에서 크게 증가한 기업부채는 줄어들지 않았고 경제적 양극화는 심화됐다"면서 "앞으로 본격화될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 속에서 위기가 불평등을 심화시켰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고 증대된 시중의 유동성과 기업의 부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등 예상되는 부작용들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취약계층의 금융애로가 심화되지 않도록 '취약 개인채무자 재기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또저신용등급 기업과 취약업종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저신용회사채 CP 매입기구'와 '자동차부품산업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로나19가 반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변화를 선도해 앞서 나가는 기업과 산업 분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정부는 위기를 낭비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기술과 환경변화에 맞춰 기업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 따르면 정부의 1차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13조8000억원, 2차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에선 5734억원이 각각 집행됐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를 통해 19조3000억원,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11조원이 지원됐다. 지난달 24일 기준, 금융권 전체적으로는 187만건(173조6000억원)의 대출·보증 지원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