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굴기 궁지]글로벌 기업들, 손익계산 분주
2020-08-11 05:00
화웨이 제재, 삼성·미디어텍 수혜
퀄컴 "판매 허용하라" 로비 벌여
위챗 금지 행정명령, 애플 초긴장
중국 사용자 외면, 매출 급감 우려
퀄컴 "판매 허용하라" 로비 벌여
위챗 금지 행정명령, 애플 초긴장
중국 사용자 외면, 매출 급감 우려
미국의 파상 공세에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이 궁지에 몰리면서 업종이 겹치는 글로벌 기업들의 손익 계산도 바빠졌다.
퀄컴과 애플 등 미국 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에 역풍을 맞을까 전전긍긍이다. 삼성전자 등은 새 판로 확보의 기회를 잡았다.
10일 중국경제망과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대만 미디어텍이 가장 큰 반사 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이는 미국이 자국 기술 및 부품이 포함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한 제재 조치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화웨이가 차선책으로 미디어텍과의 협업 강화를 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텍이 새로 내놓은 5G용 AP는 화웨이는 물론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 대거 공급된다. 이에 따라 미디어텍의 3분기 매출은 28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최대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기술 의존도가 낮다는 건 고품질 제품 생산이 어렵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실제 미디어텍의 AP는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화웨이가 다음달 출시하는 메이트4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삼성전자와 퀄컴의 AP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14% 안팎으로 3위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의 점유율·판매량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미국 기업인 퀄컴이 화웨이 제재를 뚫고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지 여부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퀄컴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판매 제한을 없애 달라며 미국 정부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80억 달러 규모의 공급처를 자칫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아이폰 제조사 애플은 미국의 위챗 때리기에 긴장한 기색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국민과 기업이 위챗 및 모회사 텐센트와 거래하는 걸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애플이 중국에 공급하는 아이폰도 제재 대상인지가 관건이다. 중국인들에게 위챗은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가 아니다. 각종 결제와 자금 이체, 재테크 등까지 모두 위챗을 통해 이뤄진다.
중국 내 아이폰 사용자의 위챗 사용이 제한될 경우 애플의 중국 시장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 이같은 우려가 반영돼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날 애플 주가는 2% 넘게 떨어졌다.
텐센트 측은 지난 7일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의 행정명령이) 그룹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연구한 뒤 적절한 시점에 추가 공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