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엇갈린 방산업계...코로나로 '울고 웃고'

2020-08-10 16:29

방산업계의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산업체들이 정부 기반의 성장에서 민간 부문 성장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2분기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 되면서 수출 감소 및 납품 지연으로 이어졌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정세불안으로 총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업체도 있다. 

10일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연결 기준 1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한 실적을 냈다. ICT부문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방산 부문의 납품이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매출액이 감소한 탓이다.

한화시스템의 매출액은 3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52.5% 감소한 130억원으록 됐다. 다만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67.0%, 매출액은 14.4%, 당기순이익은 35.2% 성장했다. 신사업 부문의 경우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지분 투자회사인 오버에어 지분 손실이 발생했다. 한화시스템 측은 "기존에 수주한 개발 사업의 양산 전환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의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TICN 3차 양산 등 대형 양산 사업의 납품이 4분기에 집중돼 4분기 매출·손익에 대한 편중이 커졌다"고 밝혔다.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항공우주(KAI)도 민간부문의 코로나 타격이 확대됐다. 특히 694억원의 지체상금(지연배상금) 면제 이익을 제외하면 2분기 적자 전환이나 다름없는 실적을 받았다. KAI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 감소했다. 매출액은 10.5% 줄어든 7211억원, 당기순이익은 55% 감소한 418억원을 기록했다.

KAI는 방위사업청로부터 부과받은 지체상금 중 일부를 면제받으면서 2분기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방사청이 KUH-1 수리온(2차 양산)의 납품 지연을 이유로 부과한 지체상금 전액(1689억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건 부당하다며 약 1282억원을 면제해달라고 요청해 이중 694억원을 면제받은 것이다.

다만 일회성 이익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민항기체부품 사업 매출이 40% 이상 급감했다. 보잉 및 에어버스의 공장가동 중단 등 항공기 생산이 계속 줄면서 기체부품을 납품하는 KAI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항공업계 수요가 단기간에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하반기 급격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방위사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민수사업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항기 관련 엔진부품 및 각종 민수 사업들이 코로나 19로 위축되면서다. 

반면,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린 업체도 있다. 비철금속가공(동합금) 및 방위산업업체 풍산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10억원, 전년동기대비 148.1% 증가한 실적을 냈다. 전체 매출액은 5800억원으로 3.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80억원으로 119.8% 증가했다. 특히 방산 매출은 전년대비 32% 증가한 180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전년대비 2배 급증(102%)한 674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을 끌어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내 정국불안이 이어지며 총기 및 탄약 수요가 늘면서 수출 물량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대한 항의시위가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탄약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고,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점도 풍산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총기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5월부터 총기·탄약을 미리 확보하려는 사재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미국의 대선이 치러지는 오는 11월까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관탄총 탄약[사진 = 풍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