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채소 가격 들썩…이번주 하반기 본격 오름세

2020-08-10 15:41
대형마트, 산지 다변화 등 가격 방어 나섰지만 인상 불가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상보다 길어진 장마에 도매가격에 이어 소매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배추, 상추, 시금치 등과 같이 잎을 이용 목적으로 하는 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60~107% 급등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단 경기·강원에 집중됐던 산지를 상대적으로 비가 덜 온 경북 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산지를 다변화해 판매가 상승을 최대한 막고 나섰다. 비축하고 있던 물량을 최대한 점포에 개방하면서 가격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산지 거래가 폭등으로 이번주 하반기부턴 전반적인 인상이 불가피해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선전문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해 놓은 물량과, 경북에서 3~4일 비가 오지 않은 시기에 수확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산지 다변화도 시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전국적인 장마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 역시 "산지 현황에 맞춰 상품을 수급하기 위한 전문 MD팀인 '로컬 MD팀'에서 수급이 불안정한 품목 위주로 대체 산지를 찾아 현지 가격 조율에 힘쓰고 있다"면서 "다만 장마의 직격탄을 맞은 쌈채소류나 배추, 무는 오는 13일부터 판매가가 소폭 인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장마에 취약한 엽채류 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줄줄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13일과 이날 기준 채소 가격 변동 추이는 △배추 1포기 3490원→4290원 △무 1개 1790원→1890원 △적상추 1봉 2990원→3490원 △청상추 1봉 2990원→3990원 등이다.

특히, 뿌리채소의 경우 일조량이 부족해 향후 생산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판매가 인상을 최대한 방어하고자 물량을 평소 대비 30~40% 줄이는 등 빠르게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