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美부양책 협상 난항·미중 갈등 고조...혼조세 마감

2020-08-08 08:19
다우 0.17%↑ S&P500 0.06%↑ 나스닥 0.87%↓
국제금값 최고가 행진 제동…2% 급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미·중 갈등 고조와 부양책 협상 불확실성이 겹쳐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6.50p(0.17%) 오른 2만7433.48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2.12p(0.06%) 상승한 3351.28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97.09p(0.87%) 내린 1만1010.98로 장을 마쳤다.

시장은 의회의 부양책 협상 상황과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용지표 등을 주시했다.

행정부와 여야는 이날 오후까지 추가 부양책을 놓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추가 부양책에 대한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어떠한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백악관에 '더 큰 숫자'를 갖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추가 실업수당을 중심으로 부양책 규모를 더 늘리라는 뜻이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은 1조 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업 급여와 관련해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 공화당은 9월까지 연방정부가 주당 200달러를 추가 지급하고 10월부터는 총 실업 급여를 이전 소득의 70%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민주당은 실업 급여를 줄이는 데 반대하고 있다.

골이 깊어진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도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45일 뒤 중국 애플리케이션(앱) 틱톡과 위챗을 사실상 미국에서 퇴출하는 두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해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자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거래도 금지된다.

추가 부양책 논의가 난항에 미·중 갈등의 골까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고용지표를 예상보다 양호했다. 그러나 증시의 강한 상승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10.2%로 전월(11.1%)보다 하락했다. 앞서 전문가들의 예상치(10.6%)보다도 낮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176만3000명 늘었다. 시장 예상(148만2000명 증가)보다 많았다. 지난 7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해 고용지표에 암운이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에도 나은 고용지표를 보인 것.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양호하지만, 부양책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프린스펄 글로벌 인베스터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이번 고용 수치는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새로운 약세 없이 현상 유지 상태에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의회가 아직 부양책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책 실패가 최근 경제에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회복세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0.38% 오른 3252.65로 거래를 종료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9% 상승한 6032.18에, 프랑스 CAC40지수는 0.09% 오른 4889.52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0.66% 오른 1만2674.88로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급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0%(41.40달러) 미끄러진 2028달러를 기록했다. 닷새 연속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거침없는 상승 질주를 해왔던 금값이 엿새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7% 내린 41.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46% 떨어진 44.43달러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