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8월 8일=무궁화의 날' 지정 법안 발의한 국회의원의 祖國

2020-08-08 06:00
5월5일 어린이날 vs 8월8일 무궁화 날
일본인이 8과 88을 좋아하는 까닭은?
야소다로만 놀랐나? 난 야소다로보다 88만배 놀랐다.
구글과 위키피디아, 재배지는커녕 비공식 나라꽃 명단에도 없는 한국무궁화

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 개원한 21대 국회에서 무궁화를 공식 국화로 지정하는 대한민국 국화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매년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재 국화라는 '상징적 의미'만 있는 무궁화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 <아주경제>7.17 [신간 엿보기] “두 얼굴의 무궁화” ↓
 
∙ 국화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국화에 대한 애호정신과 국민적 자긍심을 높이기 위하여 매년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함(박완주 더불어민주당, 홍문표 미래통합당 대표 발의, 국회의원 23명 발의 법률안 제5조).
 
∙ 팔굉일우: 세계를 구하는 일본의 마음 八紘一宇 世界を救う日本の心
88은 상승하는 두 마리의 뱀이 얽힌데서 나오는 힘 88上昇する二匹の蛇が絡まるところから出る力
-小学館, 『日本大百科全書』 1994.
 
∙ 8월 8일을 무궁화날로 정하는 법률안에 서명한 국회의원들은 무궁화 탄생일(10·28)도 아닌데 일본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팔굉일우의 상징 수, 상승하는 두 마리 뱀이 얽힌데서 나오는 힘 88을 무궁화의 날로 하려는 의도 및 배후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 - 강효백
 
∙ 국회의원들이 진정 무궁화를 한국 고유꽃이라 여겼다면 일본 극우도 기피하는 팔굉일우 88을 무궁화 날로 입법할 게 아니라 원산지는커녕 재배지도 아니고 비공식 국화 명단에도 없는 구글과 영문 위키피디아에 강력항의해야 정상 아닌가? -강효백
 
∙ 공소시효 100년이 지난 이완용 등 옛 친일파만 욕하지 말라. 일본에 꿀릴것 하나 없는 중견강국이 되었는데도 폭망해가는 준적국(형법 제102조) 일본의 국익을 우선하고 한국을 능멸 교란하는 21세기 종일매국노 정-언-관-학 현행범을 처단하라. -강효백
 
5월 5일 어린이날 vs 8월 8일 무궁화 날
 
방정환 선생은 5월 1일, 또는 5월 첫째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다. 해방후 당국자들은 어린이날이 노동절과 겹친다는 이유로 그 많은 날을 놔두고 하필이면 일본 어린이날과 똑같은 5월 5일로 바꿨다. 이러면 쓰겠는가! – 강효백

지난 5월 초 이런 칼럼을 쓰고 거의 석달 만에 칼럼을 쓰려는데 기가 막히다. 어린이날조차 일본의 어린이날과 똑같은 5월 5일, 만번을 양보하면 이해할 수 있다. 1946년 해방공간, 일제시절의 연속이나 다름없던 그 시절 정부수립도 되지 않던 나날이었으니 어쩌겠나?
 
그러나 후자는 하늘이 두쪽나도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중대사건이다. 그 이유를 들겠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팔굉일우(八紘一宇) 탑 부도에 조각된 ‘상승하는 두 마리 뱀88들 88上昇する二匹の蛇が絡まるところから出る力“ (2) “세계를 구하는 일본의 마음” 팔굉일우탑 미야자키(宮崎)현 미야자키시 소재. (3) 88상승하는 두 마리 뱀모양 매듭 국민복 의례장依例裝과 상자. 의례장 받침대의 사각형은 팔굉 일우를 나타내며 상자에는 '팔굉 일우 "의 문자가 표기되어있다. 被服協会『国民服(男子用)の手引』二木貞夫編集,被服協会,1940.5.5.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일본인이 8과 88을 좋아하는 까닭은?
 
37년 전, 1983년 대학을 갓 졸업한 필자는 앞으로 중국이 뜰 것이라고 예상, 중국어와 중국학을 공부했다. 한 중국 소개서에 중국인이 8자를 좋아하는 까닭은 ‘팔굉일우(八紘一宇)’라서 그렇다고 적혀 있었다. 팔굉일우? 무조건 외웠다.
 
그후 대만의 국립정치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알았다. 중국인이 8을 좋아하는 까닭은 광둥 발음으로 부자된다는 뜻인 '파(發)'랑 발음이 비슷해서라는 사실을. 8자를 좋아하는 이유로 팔굉일우 따위를 언급하는 중국 사람도 문건도 매체도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원래 그 책은 지금도 거의 마찬가지이지만 일본 책을 무뇌증으로 직역한 것이다.(1)* 

30년 전, 1990년 필자는 외교부 아주국 동북아1과(일본과)에서 근무하면서 재확인했다. 일본인(특히 지배층)이 제일 좋아하는 수는 8이다. 일본의 옛날 명칭이 대팔주(大八州)(2)*이고 팔굉일우(八紘一宇, 핫코이치우(はっこういちう)는 일본의 천황제 파시즘의 핵심 사상으로, 태평양 전쟁 시기에 접어든 일본 제국이 세계 정복을 위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해 내세운 구호로, "전 세계가 하나의 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다시말해 "세계 만방이 모두 천황의 지배 하에 있다"는 이념이다. 이것은 황국사관의 근본사상이다.
 
"팔굉일우"는 고노에 후미마로 총리가 1940년 시정 방침 연설에서 "황국(일본 제국)의 국시는 팔굉을 일우하는 국가의 정신에 근거한다"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여기서 팔굉(八紘)은 전 세계를, 일우(一宇)는 하나의 집, 즉 세계 정복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일본 천황을 위한 세계 정복을 의미했다. 더구나 "88은 상승하는 두 마리의 뱀이 얽힌데서 나오는 힘이라서 더욱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3)* 1940년 5월 5일 일제군국주의 극성기 국민 의례장을 제정, 예식에 필착하기로 했다. 남성 의례복의 매듭이 88 상승하는 두 마리 뱀 모양이다.
 
"야소다로만 놀랐나? 난 야소다로보다 88만배 놀랐다."

 

(맨 왼쪽부터)(1) 88은 상승하는 두마리 뱀이 얽힌데서 나오는 힘" "일본 세계지배"의 함축 구호 <팔굉일우>는 어디서 제일 많이 부르짖을까? 아베가 수장인 일본극우 총본산 일본회의(뱃지 핵심문양이 무궁화). (2)미하라 준코 일본 자민당의원 (여성국장 일본희의 간부회원) 이 2015년 3월 16일 국회에서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 등을 정당화하는 슬로건으로 사용됐던 '팔굉일우'를 예찬하는 발언을 하다 파문을 일으켯다. (3)일본회의의 휘장은 <무궁화의 꽃むくげの花>으로 명기되어 있음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일본의 천손(天孫) 강림지(일왕의 시조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왔다는 곳)로 알려진 미야자키(宮崎) 현 미야자키 시 북쪽의 현립 평화공원. 언덕위에 높이 36.8m의 거대한 석탑이 압도하고 있다.
 
팔굉일우탑은 제국주의시대 일본 군부에 의해 ‘일본이 세계를 정복해 통일해야 한다’는 의미로 1940년 11월 건립됐다.
 
탑 정면에는 다이쇼(1912∼1926년 재임) 일왕의 둘째 아들인 지치부노미야(秩父宮), 즉 현일왕의 증조부가 쓴 팔굉일우라는 한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탑의 사방 모퉁이에는 일본인의 단결과 전진을 의미하는 등(燈)과 군신, 상공신, 농경신, 어신 등 높이 4.5m의 신령상이 배치돼 있다. 그리고 부도에는 88자 또아리를 틀면서 올라가는 2마리 뱀 여러쌍이 새겨져 있다.
 
일본은 이 탑을 1945년 패전 직후 ‘평화의 탑’으로 이름을 바꾼 뒤 1965년 ‘팔굉일우’라는 글을 복원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 일본 내 성화봉송 미야자키 출발 지점도 이 탑이었다.
 
이 탑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바닥에 깔려 있는 1789개 초석이다. 초석에 쓰인 석재는 일본은 물론이고 일본이 당시 지배하고 있던 조선과 대만, 만주 등 아시아 각지에서 기증 형식으로 반입됐다.(4)* 그 당시 일본 조선 대만 만주 등 모두 '우리나라 일본' 였다. 슬프지만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래서 중국이 일본을 가르켜 조롱반 회유반으로 부르던 ‘군자국’이 ‘우리나라 군자국’이 되었다.
 
그래서 구한말 이전 한반도의 시공에선 극히 희소하던 일본의 신의 꽃 무궁화가 ‘우리나라꽃 무궁화’가 됐다. 다시 말한다. 식민지에 자기나라 나무 심는건 제국주의 국가의 보편성이자 당위성이었다. 영국이 미국에 장미를 심고 프랑스가 퀘벡에 백합을 심듯, 일본도 자신의 식민지 조선에 무궁화를 심었다.

미국인의 주체는 영국인 후손이고, 퀘백주의 주민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다. 무궁화가 계속 한국의 국화로써 국가상징을 독점 지배하려면 한국의 국민 대다수는 일본인이고 일본어를 써야 맞다.
 
팔굉일우와 팔굉일우탑, 일본을 과거로 되돌리겠다는 우파들의 책략이었지만 이를 문제 삼는 학자나 언론은 없었다.

그런데 88은 상승하는 두마리 뱀이 얽힌데서 나오는 힘" "일본 세계지배"의 함축 구호 ‘팔굉일우’는 어디서 제일 많이 부르짖을까? 아베가 수장인 일본극우 총본산 일본회의(뱃지 핵심문양이 무궁화)이다
 
2015년 3월 16일, 집권 자민당 여성국장인 미하라 준코 참의원(50)은 국회에서 팔굉일우가 일본 건국 이래 소중히 해온 가치관이라 해서 일대 파문이 일어났다.
 
아베 정권의 2인자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겸 재무상은 “팔굉일우는 전쟁 중의 노래에서도 불러지는 등 주류의 생각 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전후에 태어난 미하라 의원 세대에 있다는 데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그런데 아소 다로만 놀랐는가? 필자는 아소다로보다 88만배 놀랐다!

2020년 6월 12일 대한민국 제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여야 국회의원 23명 연명으로, 88 두 마리 뱀이 엉키듯 제출한 ‘무궁화를 공식국화로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한다’는 입법안을 보고.

(왼쪽)미야자키시 근교의 야생 무궁화 거목. (오른쪽) 팔굉일우탑 근처의 미야자키 신궁 경내에 활짝 핀 일본의 신의 꽃 무궁화, 미야자키현내 88개 신사에는 무궁화가 식재되어 있다. [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구글과 위키피디아, 재배지는커녕 비공식 나라꽃 명단에도 없는 한국무궁화
 
대한민국 주권자 국민이 대한민국 국가 상징 거의 모두를 독점 지배하는 무궁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원전 한번만 제대로 검증하면 , 아니 구글(원산지는커녕 재배지 명단에도 한국 없음)이나 영문 위키피디아(비공식 나라꽃 명단에도 무궁화 없음), 야후재팬(무궁화=일본꽃 사진만 3백만장), 바이두 등을 한번 클릭만 해도 '무궁화=한국꽃'은 100% 허구인 걸 알 수 있다.

(왼쪽)그림 무궁화의 원산지는 중국남동부, 무궁화의 재배지는 중국, 일본, 태평양제도, 한국은 원산지는커녕 재배지 명단에도 없다. 구글 hibiscus origin 캡처. (오른쪽) 무궁화는 공식국화는커녕 비공식 국화 명단에도 없다. 영문위키피디아 캡쳐.[사진=강효백 교수 제공]

국회의원들이 진정 무궁화를 한국 고유꽃이라 여겼다면 일본 극우도 기피하는 88팔굉일우를 무궁화의 날로 입법할 게 아니다. 원산지는커녕 재배지도 아니고 비공식 나라꽃 명단에도 없는 구글과 영문 위키피디아에 강력 항의해야 정상 아닌가?
 
끝으로 8월 8일을 무궁화날로 정하는 법률안에 서명한 국회의원들은 무궁화 탄생일(10·28)도 아닌데 세계를 지배한다는 팔굉일우의 상징 수, 상승하는 두 마리 뱀이 얽힌데서 나오는 힘 88을 무궁화의 날로 하려는 의도 및 배후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

◆◇◆◇◆◇◆◇주석

(1)*교수로 전직해 중국 특강을 할 때도 ”중국인이 8자를 좋아하는 줄 아시나요?“라고 묻자 몇몇 최고 학벌자가 자랑스럽게 ”예. 팔굉일우라서 그럽니다“ 라고 자신있게 대답해서 깊은 한숨만 쉰 적이 많았다. 

(2)*진쿠퍼 저 이윤기 역 『그림으로 보는 세계 문화상징』 까치, 1989, 246쪽 小学館, 『日本大百科全書』, 小学館, 1987. https://kotobank.jp/word/
タロットカードは数霊 | マコトの道はひふみ神示 - アメブロ ameblo.jp/hifumisinnji/entry-12059491551.html
-キ 〈物語〉シリーズ - Wikipedia ja.wikipedia.org/wiki/〈物語〉シリーズ
-キャッシュ
 
(3)*팔굉일우(八紘一宇, 핫코이치우(はっこういちう)는 일본의 천황제 파시즘의 핵심 사상으로, 태평양 전쟁 시기에 접어든 일본 제국이 세계 정복을 위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해 내세운 구호로, "전 세계가 하나의 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다시말해 "세계만방이 모두 천황의 지배 하에 있다"는 이념이다. 이것은 황국사관의 근본사상이다.
"팔굉일우"는 고노에 후미마로 총리가 1940년 시정 방침 연설에서 "황국(일본 제국)의 국시는 팔굉을 일우하는 국가의 정신에 근거한다."고 말한 데서 유래되었다. 여기서 팔굉(八紘)은 전 세계를, 일우(一宇)는 하나의 집, 즉 세계 정복을 의미하며, 이는 일본 천황을 위한 세계 정복을 의미했다.

(4)*八紘一宇 世界を救う日本の心
八は日本人が好む数字であり最高位を占める数です
八八88上昇する二匹の蛇が絡まるところから出る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