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0.3% 상승… 도시가스↓ 채소·고기↑

2020-08-04 10:19
신선식품 물가 8.4% 상승…2018년 11월 이후 최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를 기록하며 5월 -0.3% 하락으로 저점을 찍은 후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3개월 만에 전년 대비 상승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저유가와 무상교육 정책의 영향으로 저물가 기조는 이어졌으며, 장마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6(2015=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했다.

품목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이 이어졌다. 특히 7월에는 장마의 영향으로 채소 출하가 감소하고, 지난해 작황 호조로 가격이 낮았던 기저효과에 따라 상승폭은 6.4%를 기록했다. 전월의 4.6% 대비 확대됐다. 또한 집밥 수요가 이어지면서 축산물 가격 상승도 지속됐다. 농축수산물은 7월 물가 상승률에 0.48%포인트를 기여했다.

구체적인 품목별로는 돼지고기(14.3%), 국산소고기(9.8%), 배추(35.7%), 고구마(37%), 양파(39.9%), 상추(35.9%) 등의 상승폭이 컸다.

이에 따라 신선식품지수도 전월에 비해 1.3%,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8.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세는 2018년 11월 이후 최대다. 신선채소와 신선어개, 신선과실이 모두 각각 16.5%, 6%, 2.2% 각각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0.4% 하락했다. 다만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가 회복세로 전환하면서 하락폭이 지난달의 -15.4%에서 -10.2%로 축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0.44%포인트 끌어내렸다.

7월에는 전기·수도·가스도 전년 동월 대비 -4.5%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 요금이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에서 -0.16%포인트를 하락시키는 역할을 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2%에 그쳤다. 공공서비스가 1.9% 하락해 전체 물가에서 0.27%포인트 하락하는 데 기여했다. 고교 납입금, 유치원 납입금 무상화 등 정책적 요인이 컸다. 서비스 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 상승률은 0.6%로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집세는 전월대비 0.1%, 전년동월대비 0.2% 각각 올랐다. 전세의 상승률이 7월에는 0.3%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세는 지난해 9월 이후 -0.1%를 기록해왔으나 4월 0.0%로 보합세로 올라선 후 5월과 6월, 7월에 걸쳐 0.1%포인트씩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교육 분야 정책적 원인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7월에는 도시가스가 인하된 영향이 컸다"며 "또한 최근 장마로 채소 출하가 감소하면서 채소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월대비 0.1% 하락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0.7%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다.

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월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6월 -0.3%에서 7월에는 보합 수준인 0.0%로 회복됐다. 생활물가지수의 경우 채소류 등의 가격 상승폭을 도시가스 인하분이 상쇄하면서 변동이 크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