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티빙 출범] (하) 외풍에 또 미뤄진 합작법인 '티빙'… CJ ENM "JTBC와 합의 견고"
2020-08-03 00:06
'티빙' 물적 분할 10월 1일로 또 연기
CJ ENM이 야심차게 준비한 JTBC와의 합작법인 티빙 출범이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또 한 번 미뤄졌다. 외부에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간 연합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출범까지 남은 기간 동안 CJ ENM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CJ ENM의 OTT 사업부문인 '티빙'의 물적 분할이 오는 10월 1일로 두 달 연기됐다. CJ ENM은 지난달 30일 티빙 사업부문의 분할기일을 당초 8월 1일에서 10월 1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분할등기는 10월 12일 예정이다.
연기 사유는 JTBC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이번이 두 번째 연기다. CJ ENM은 같은 이유로 분할기일을 지난 6월 1일에서 8월로 미룬 바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기본 30일에 최대 90일까지 연기할 수 있어 최장 120일이 소요된다. 여기에 보정자료 준비 기간은 포함되지 않아 심사가 더 길어지기도 한다.
앞서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를 설립하기 위한 SK텔레콤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푹'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무려 6개월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콘텐츠 경쟁력이 막강한 합작법인 티빙의 공식 출범으로 웨이브가 가장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 ENM은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삼시세끼' 등에 이어 최근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비밀의 숲 2'도 선보인다. JTBC도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편, 정부는 국내 미디어 업계 간 합종연횡으로 넷플릭스 대항마를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비치며, 지난달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전략적인 M&A와 콘텐츠 투자 확대를 통해 빠른 속도로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반면, 국내 업계는 수직적 규제 환경으로 인한 제약과 글로벌 미디어와의 불공정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국내 플랫폼이 혁신할 수 있도록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규제를 폐지하고, 온라인 비디오물 자율 등급분류제 도입, 방송통신 분야 M&A 절차 간소화 등 미디어 플랫폼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은 정부 정책과 국내 미디어 플랫폼 간 합종연횡이 맞물리며 '미디어 빅뱅'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