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티빙 출범] (중) 티빙-KT·LG유플러스 연합군 출격설에 업계는 "동상이몽"
2020-08-03 00:06
통합법인 티빙, KT·LG유플러스 안으면 넷플릭스급 OTT로
KT·LG유플러스 "현재 수준 콘텐츠 제휴만" 관망 자세
KT·LG유플러스 "현재 수준 콘텐츠 제휴만" 관망 자세
티빙과 KT, LG유플러스는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KT는 시즌, LG유플러스는 U+모바일 등 OTT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CJ ENM과 JTBC가 합작법인을 만들어 통합 OTT 서비스 플랫폼 '티빙'을 출범시키는 시점에 맞춰 두 이동통신사가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김훈배 KT 커스터머신사업본부장은 한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KT OTT서비스 시즌에서) CJ ENM과 JTBC, 지상파 콘텐츠를 받고 있는 만큼 티빙 측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다양한 OTT 협력 사례와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아예 합작법인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티빙과 '운명 공동체'를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티빙은 출범을 계기로 국내 OTT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싶어하지만, 케이블TV인 CJ ENM과 종합편성채널 JTBC를 뒷배에 둔 티빙 입장에서는 지상파 방송사 3사가 SK텔레콤과 만든 웨이브와의 협력은 불편할 수 있다. 반면,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토종 OTT 연합을 결성해 넷플릭스의 공습에 대항하자는 대외적 명분도 있다.
KT와 LG유플러스 OTT 서비스의 이용자 수도 티빙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지난 6월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이 발표한 월간 OTT 앱 이용자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티빙과 시즌, U+모바일은 각각 254만명, 236만명, 173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3사의 이용자 수를 모두 합치면 663만명이므로, 넷플릭스(637만명)를 뛰어넘고 국내 1위 사업자로 등극할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외부 관측과는 달리 내부에선 당장 KT, LG유플러스가 티빙과 콘텐츠 제휴 이상의 협력관계를 맺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티빙에 합류하는 것이 당장 별 다른 이익이 없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자체 플랫폼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고 실제로 이용자도 늘고 있는데 섣불리 출범도 안한 티빙에 힘을 실어줄 이유가 없어서다.
일례로 KT는 이미 CJ ENM, JTBC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와도 콘텐츠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MBC 인기 예능 '나혼자산다' 스핀오프 콘텐츠인 '여은파'도 웨이브가 아닌 KT 시즌에서 선공개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분교환은 콘텐츠 제휴 이상으로 많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고 미디어 사업자인 CJ ENM과 통신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바라보는 시장 상황과 입장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