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이스타 인수 접었지만 현실은 냉혹"

2020-07-23 17:42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공식화한 23일, 임직원들에게 사내 메시지를 통해 "정부의 금융지원 확보와 유상증자,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으로 소중한 일터를 지켜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사내게시판에 '7C 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비록 이스타항공과 함께 가고자 했던 큰 도전은 접었지만, 앞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냉혹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직원의 관심과 걱정이 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당초 이스타항공의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치열한 경쟁구도하에서 양사를 결합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 달성'이라는 전략적 목적으로 추진됐지만 오늘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선이 실질적으로 마비된 상황에서 각 항공사들이 국내선에서 치열한 출혈경쟁을 지속 중이고,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에 힘입어 급여 상당부분을 지급하고 있지만 8월 말 이후부터는 정부의 지원금마저 끊기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김 대표는 "비록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 임직원 모두가 7C 정신을 되새기면서 서로 협조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강인한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날을 위해 희망을 갖고 정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공시 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진=제주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