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우리사회 어디로 가나…‘글로벌 협력’으로 전진 가능
2020-07-23 20:09
고려대의료원, ‘넥스트 노멀 콘퍼런스’ 개최
세계 석학들 한 자리…'함께의 가치' 모색
세계 석학들 한 자리…'함께의 가치' 모색
전 세계적 유행을 가져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에 대한 해답을 찾기위해 세계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해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로 말했다.
23일 고려대학교의료원과 미국 존스홉킨스대, 영국 맨체스터대, 독일 베를린자유대가 공동주최한 온‧오프라인 ‘넥스트 노멀 컨퍼런스 2020’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여러 담론들이 제시됐다.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날 “코로나 이후에도 반복될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인류는 사회적 면역력을 강화하고 회복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무부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강조돼야 할 것은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구촌 전체가 초연결사회인 지금 시대에서는 누구도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결국에는 함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 대응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를 통해 몰랐던 우리 인류의 민낯을 보게 됐고 결국에는 가장 소외되고 관심 받지 못한 집단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현실에 진심으로 마음이 아팠다”며 “개인을 넘어 사회적 면역력 강화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김 의무부총장은 인간과 AI(인공지능) 간 보완을 통한 공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국내 대형병원들이 점차 스마트 병원으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AI와 인간 집단지성의 결합으로 미래 의료의 모습 및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날 ‘균열된 시간이 주는 교훈: 4가지 미래(Learning from a Cleft in Time: Four Futures)’를 주제로 발표한 짐 데이토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 명예교수도 “로봇과 AI는 이미 우리의 경제와 인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그들을 받아들이고 활용해야하며 그들이 없으면 현재의 팬데믹도 끝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는 인간이 지식과 상품 생산의 대부분 노동은 기계에 맡겨두고 기후변화와 자연회복 등 아름답고 흥미로운 꿈을 그리는 창조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그동안 서구 선진국의 발전모델을 충실히 답습해 현재의 놀라운 경제적‧문화적 번영을 달성했다”며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세계적인 롤 모델 국가로의 면모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더 이상 한국이 뒤따르고 학습할 모델은 없으며 창조적인 길을 걸어 나가야한다”며 “미국의 지난 50년과 앞으로의 50년은 매우 다를 것이므로 다른 국가들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짐 데이토 교수는 “한국이 가까운 미래에 국제사회의 헤게모니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다른 국가들과 공동으로 협력해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이번 행사를 ‘새로운 일상에 대한 재구상’을 주제로 개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행사 참여 인원을 제한했으며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컨퍼런스’로 진행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미래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짐 데이토 교수를 비롯해 마틴 맥키 런던대 보건대학원 교수,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국내외를 망라한 저명한 석학들이 참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축전을 통해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인류로 하여금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발휘하도록 이끄는 기회의 요인 되고 있다”며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의 가치’를 실현한 방법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택 고려대학교 총장도 축사를 통해 “우리는 분명히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테지만 이후를 준비해야한다”며 “지구촌 형제들을 위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유연한 사고로 창의성을 발휘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면 인류는 다시 위대한 전진을 개시할 것이라 믿는다”고 전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