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으로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검찰 주장이 사실상 무너졌다. 정 교수가 '아래아 한글'을 쓸 줄 몰라 MS워드로만 문서작업을 했으며 이 때문에 직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어학교육원과 관련해 채용 등의 관련 업무도 총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걸로 기억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어학교육원에서 근무했던 직원은 민원이 있을 경우 정 교수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만나고 돌아오면 대부분 잡음 없이 해결됐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 나온 당시 동양대 어학교육원 오모 팀장은 정 교수가 '아래아한글'을 안 써서 "트러블도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교수가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직인) 부분의 캡처 이미지를 상장서식 한글 파일 하단에 붙여 넣고 컬러 프린터로 미리 준비한 총장의 직인을 이용해 날인하여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애초 정 교수가 확장자 '아래아한글'(확장자 .hwp)을 사용하지 않아 트러블이 있었다는 게 오 팀장의 설명이다.

오 팀장은 "제가 봤을 때는 (정 교수가) '아래아한글'은 안 썼던 것 같다"며 "MS 워드로 작성해서 주시면 저는 한글로 변환을 하고 협조문을 보내야 해서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당시 정 교수가 어학교육원에 있는 스캐너를 비롯해 2014년 이후 설치된 복합기도 사용할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정 교수가 "팩스도 보낼 줄 모른다고 말했다"는 것.

오 팀장은 재판에 출석하기 전 당시 표창장 등 발급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김모 조교와 연락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총장 명의 상장에는 부서명으로 시작되는 일련번호가 찍히지 않고, 주민 등록번호 전체를 기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오 팀장의 발언을 통해 최 총장이 증언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 오 팀장은 상장 발급과 관련해 김 조교와 두 차례 연락했다고 밝혔다. 김 조교는 "일련번호는 본인이 어학교육원으로 했다고 했고, 주민번호를 기재한 적이 있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오히려 사실 관계를 오해한 것 아니냐는 오 팀장의 질문에 김 조교는 "일련번호, 주민번호를 본인이 기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 오 팀장의 설명이다.
  이날 재판에는 한영외고 김모 디렉터도 출석했다. 김 디렉터는 봉사나 외부 체험활동을 학생들에게 주선해주는 역할을 했다.

김 디렉터는 정 교수의 딸인 조모씨가 한 외부활동에 대해 대부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그는 학부모 모임에서 대학 입시에 있어서 '제1저자' 논문을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해왔다.

김 디렉터는 "학부모들 중에 전문직이 많았고, 부모님들이 도와주면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해지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각 학부모들에게 체험 기회 여부를 붇고 지원 여부는 학생들의 자율 판단에 맡겼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정 교수와 단국대 장모 교수 간 '스펙품앗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어이없는 웃음을 내뱉으며 학부모끼리 주고받는 시스템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