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민 3055명 중 1명만 항체 형성…항체 보유율 0.03%

2020-07-09 17:15
방역당국 “국가‧국민이 방역에 노력한 결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가 국민 305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단 1명(0.03%)에서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는 9일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올해 진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이하 국건영) 등을 통한 항체가 검사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정부는 192개 지역별로 각각 25가구를 확률표본으로 추출해 약 1만명을 대상으로 건강과 영양 상태를 매년 조사하는 국건영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검사는 국건영 잔여 혈청 1차분 1555건과 서울 서남권(구로구, 양천구, 관악구, 금천구, 영등포구) 의료기관 내원환자 1500명의 항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통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리면 몸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된다. 항체가(抗體價) 조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로, 항체가 검사를 실시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음에도 파악하지 못했던 환자를 비롯해 숨어있는 전체 환자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방역당국이 선별검사와 최종 중화항체 확인검사를 실시한 결과, 국건영 검체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고, 서울 서남권 검체에서 1건만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즉 서남권 의료기관 내원환자 1500명 중 1명만이 코로나19 항체를 형성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던 대구 지역 등이 포함되지 않아 한계가 있는 반면, 항체율 0.03%를 적용할 경우 현재 확진자(9일 0시 기준 1만3293명)규모와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다. 

항체율 0.03%를 국민 5178만명에 적용해 계산하면, 약 1만5534명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해외입국에 따른 전체 확진자 1768명을 제외하면, 실제 감염 수치와는 4000여명정도 차이가 나는 상황.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문가 회의에서도 이번 조사는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 등 일부 지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대표성 확보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며 “해당 자료로 전체 감염 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우리 국민의 항체 보유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스페인의 항체 보유율은 5%, 영국 런던 17%, 스웨덴 스톡홀름 7.3% 등이다.

또 정부는 국가와 국민이 방역에 노력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낮은 항체율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를 달리 해석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아직 확인하지 못한 확진자가 일부 존재하고, 집단면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향후 2개월 단위로 국건영 검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7월부터 대구·경북 등 일반인 3300건 등 성별‧연령별‧지역별 대상자를 확대해 항체가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좀 더 상세한 집단면역 정도와 무증상 감염 규모를 파악해 방역대책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