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② 문화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외줄 타기'

2020-07-07 08:00
공연·미술, 코로나19에 직격탄...도서,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앞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방역하는 모습.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공연과 전시를 예정대로 할 수 있을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문화계에 물음표를 붙였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됐다. 공연·미술·책 등 각 분야는 어려움 속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7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공연 매출은 952억6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2019년 7월 1일~12월 31일) 매출인 1900억1000만원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에 그쳤다. 공연 개막 편수는 작년 하반기 6780편에서 올해 상반기 1639편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계속 진행 중이다. 국·공립 극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았고 민간 단체들은 공연을 조심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외줄 타기를 하는 것 같다”는 한 공연 관계자의 말은 현실을 잘 나타낸다.

오프라인 공연이 어려운 국·공립 단체들은 온라인 공연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무관중 온라인 공연은 어려움에 빠진 공연계 순환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진 것도 특징이다. 6월 공연 예정이었던 영국 내셔널 시어터의 연극 '워호스' 월드투어는 결국 취소됐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 투어는 지난해 12월 부산에 이어 3월 서울에서 개막돼 ‘케이(K) 방역’과 함께 주목 받았다.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 온라인 도서 구입, 처음으로 오프라인 추월

코로나19는 도서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도서 구입 매출이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출을 추월했다.

지난 6월 8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과 베스트셀러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채널별 도서 판매 비중은 모바일(33.4%)과 웹(22.9%)을 합친 온라인 매출이 56.3%를 기록하며 오프라인 매출 43.7%를 크게 앞섰다.

교보문고가 매출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 매출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43.1%·2018년 46.1%·2019년 49.5%를 기록한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눈으로 읽는 것뿐만 아니라 귀로 듣는 책도 주목 받고 있다. 오디오북 플랫폼 ‘스토리텔’은 지난 18일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국내 신규 가입자수가 3.5배 늘었다”고 전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트 바젤 취소...경매 시장도 위축

미술계도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6일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발표한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총 거래액은 489억7000만원이었다.

2019년 상반기 거래액인 826억원, 2018년 거래액인 1030억원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마이아트옥션· 칸옥션· 꼬모옥션)에서 1~6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결과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여파가 서울옥션의 홍콩 경매가 치러지지 못하는 등 국내 미술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미술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250개 이상의 국제 화랑이 참가하는 마켓인 아트 바젤은 연기 끝에 결국 취소됐다. 지난해 6월 열린 아트 바젤에는 관람객 9만3000여명이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