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동남아 각국, 최저임금 둘러싸고 진통... 코로나 사태로 동결 주장도

2020-07-01 14:39

[코로나 사태로 미얀마 등에서 실업자가 늘고 있다. 사진은 양곤 교외의 봉제공장= 2019년 (사진=NNA)]


동남아 각국에서 최저 임금의 개정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얀마 및 캄보디아에서는 노동자들이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기업측은 개정 연기나 일시 동결을 원하고 있다. 베트남의 노사정 협의에서는 반년~1년간 협상을 연기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얀마의 14개의 노동자단체는 지난달, 올해 개정되는 최저임금을 현행보다 67% 증가한 일당 8000짯(약 618엔)으로 인상하는 요구서를 노사정 대표로 구성된 '전국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했다.

14개 단체의 요구 수준은 2년 전에 비해 14% 증가하는데 그친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 다만 14개 단체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동자의 하루 생활비는 7500~8000짯"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현행 4800짯에서 큰 폭의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전국최저임금위원회는 2년에 한번 실시하는 법정 최저임금 개정을 위한 검토작업을 7월부터 개시한다. 코로나 사태로 고통받고 있는 회사측은 임금인상에 소극적이다. 미얀마상공회의소연맹(UMFCCI)의 마웅 마웅 레이 부회장은 NNA에, "경영자들은 임금인상에 긍정적이지만, 최저임금 개정 검토를 연말까지 연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개정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많은 봉제업이다.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해왔으나, 1월 이후는 코로나 사태로 중국으로부터 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으며, 유럽연합 국가들도 발주를 취소하는 등 봉제업계 전체가 코로나 사태로 곤경에 빠져있다.

■ "임금인상은 있을 수 없다"
봉제업 분야 최저임금을 매년 개정해 온 캄보디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크메르 타임즈(인터넷판)에 의하면, 일부 노동조합은 최저임금을 현행 월 190달러(약 2만 300엔)에서 250달러 이상으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기업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업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지금, 임금인상은 말도 안된다". 캄보디아 봉제업협회(GMAC)의 캔 루 사무국장은 노사협의에서 최저임금을 일시 동결하고, 사용자가 종업원들과 개별적으로 협상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촉구했다. 임금을 인상하면 수출경쟁력이 저하돼, 결과적으로 노동자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는게 이유다.

봉제품은 캄보디아 전체 수출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의존도는 미얀마보다 크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수출처인 유럽연합과 미국은 대부분의 주문을 취소했다.

감염 확산에 재빠르게 대처해 수습국면에 들어간 베트남에서도 통상 1월에 실시하고 있는 최저임금 개정을 연기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 정부자문기관인 국가임금평의회(NWC)는 지난달 23일, '현행 최저임금을 내년까지 유지한다'와 '인상 시기를 6개월 연기하고, 상승률을 2.5%로 한다'는 두 가지 안을 놓고 심의했다. 노사 대표는 차기 회의에서 결론을 도출한다는 입장이다.

섬유⋅봉제품은 베트남 수출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나, 베트남의 6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24% 감소했다. 약 20%를 차지하는 휴대전화⋅부품의 수출액도 15% 감소했다. 북부에서 조립생산되고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선거전에 좌우될 수도
3개국의 공통 과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노동자의 소득 감소다. 유엔 미얀마 사무국은 미얀마의 봉제분야 노동자 약 70만명의 절반이 실업 및 임금 미지급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캄보디아 GMAC의 캔 루 사무국장은 "GMAC가맹기업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75만명 중 50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에 의하면, 베트남 도시부의 실업률은 2분기에 4.46%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노동자 평균 소득은 월 630만동(약 2만 9000엔)으로 전 분기보다 약 10% 하락했다.

베트남 정부는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을 어디까지 배려할지에 대한 정치적 판단에 직면해 있다. 미얀마는 11월에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여당인 국민민주연맹(NLD)이 선거과정에서 밀린다고 판단되면, 투표 전에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일본계 기업 관계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