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감염차단 도시’로 감염병 방역 패러다임 전환해야"

2020-06-25 11:24
사회적 거리두기·마스크 착용 등 개인의 실천에 의존하는 방역정책 한계 봉착

감염차단 도시(Unfection+City)의 개념도 [사진=경기도 제공]


국민 87.7%는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나라의 감염병 대응능력이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방역정책과 대응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83.2%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연구원이 지난 4월 30일 전국 17개 광역시・도 15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국민 인식 설문조사’ 결과로, 연구원은 25일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신종감염병의 시대, 감염차단 도시(Unfection City)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발간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국민 76.3%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2015년 정부의 메르스 대응에 대한 긍정적 평가인 29.0%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발생 시 대응능력에 대해서는 ‘의료진·의료기술’을 신뢰하는 비율이 90.7%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 ‘정부의 대응역량’에 대한 지지는 69.3%, ‘성숙한 시민의식’은 62.1%로 나타났다.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어떠한 상황이 예상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응답자 49.4%가 ‘독감(인플루엔자) 수준의 고열 증상을 경험하고 완치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무증상 또는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경험하고 완치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는 41.3%로, 국민 대다수는 코로나19가 치명적이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응답자 52.9%는 ‘종교집회 등 대규모 모임·단체활동’을 꼽았다. 지속적 해외유입’(16.3%) 과 자가격리 이탈, 역학조사 허위진술 등 개인 일탈행동’(14.7%)이 그 뒤를 이었다.

이은환 경기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진일보한 점은 분명하지만, 향후 신종감염병 출현에 대비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개념 방역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 일환으로 ‘감염차단 도시(Unfecion City)’를 제안했다.

부정 접두어 ‘un’과 감염을 의미하는 ‘infection’의 합성어인 ‘감염차단 도시’는 감염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든 도시를 의미한다. 도시 설계부터 모든 재료와 자재 등에 감염차단 소재를 적용하고, 건축물의 경우 사람이 건물에 들어설 때 자동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해 소독한다는 구상이다.

건물 내 또는 거리에서는 로봇과 드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감염 의심자와 확진자를 발견한 뒤 방역당국으로 전송하고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스마트 역학조사 시스템’도 포함된다.

이 연구위원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의 실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방역정책과, 확진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동집약적인 역학조사 방법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기존의 방역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도시 전체가 방역기능을 할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 감염병 감시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