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에게 장소를 골라가며 벌 받을 권리가 있을까
2020-06-17 10:19
갈색 수의를 입고 '신토불이'를 외치는 청년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 씨의 미국 송환 여부에 대한 결론이 다음달 6일로 미뤄졌다.
손 씨는 영유아 및 4~5세 아이들이 성폭행 당하는 영상 등을 올리는 포르노 사이트를 2015~2018년까지 운영해왔다. 손 씨는 아동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로 1년 6개월 형을 받아 이미 형을 마쳤지만, 현재 인도 구속영장으로 재수감된 상태다. 당초 16일 손 씨의 미국 송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였으나, 재판부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을 다음 달 6일로 미룬 것이다.
이날 오전 출석한 손 씨는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끼쳤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이렇게 마지막이 될 수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정말 바르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 측과 손 씨 변호인 측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서울고법은 사건을 충실히 검토 후 다음달 6일에 결정하기로 최종 결정내렸다.
손 씨가 미국 교도소에 수감된다면 어떤 형량을 받든 교도소 내부에서 큰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교도소 범죄자들 사이에선 아동 성범죄자에 한해 집요하게 괴롭히는 문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언어가 통하지 않는 동양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미국 교도소 생활은 손 씨에게 큰 불리한 요소로 작용될 전망이다.
한편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천여 명에게 수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심지어 불과 6개월 된 영아까지 성 착취 동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에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손 씨는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라도 받겠다"며 미국으로의 송환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눈물로 호소했다고 한다. 손 씨가 울먹이며 진술을 이어가자 방청석에 있던 손씨의 아버지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장소를 골라서 벌 받을 권리'를 재판부가 과연 지켜줄 것인지,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