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일가족 사망사건…"아빠가 살인전과자" 수사내용 유포 논란

2020-06-12 21:39
온라인 커뮤니티 등 빠르게 확산…경찰, 경위 파악 나서

최근 강원 원주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로 추정되는 인물이 온라인에서 쓴 수사 내용이 빠르게 퍼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건 발생 당시 아들의 시신 상태와 아버지의 전과 등이 담긴 글이 올라오고 있다.

'나 당직 때 있었던 사건이네…'로 시작하는 이 글에는 아들의 시신이 망치로 두개골이 함몰된 상태였으며, 아버지가 1999년 군 복무 중 탈영해서 여자친구를 죽이고 17년을 복역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글쓴이는 '새벽 6시쯤 갑자기 저 사건 터져서 경찰서 발칵 뒤집혔다'는 등 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을 열거했다.

글쓴이는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지목하며, 글 끝머리에 아버지를 비하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글은 현재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해당 글의 출처와 작성자 확인, 경찰 사칭 여부 등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12일 "현재 글이 올라간 경위 등을 파악 중이며, 내용이 사실인지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실제로 일가족의 아버지는 살인과 사체유기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내용이 사실이고, 최초 유포자가 경찰로 확인될 경우 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돼 있다.

지난 7일 원주시 문막읍 모 아파트 6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으며, 불이 꺼진 아파트에는 중학생인 A(14)군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의 어머니 B(37)씨와 의붓아버지 C(42)씨는 아파트 1층 화단으로 떨어져 B씨는 숨지고, C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사고 아파트의 안방과 작은 방에서는 인화 물질과 유류 용기 등이 발견됐다.

두 사람은 올해 초 결혼했으나 성격 차이로 인해 지난주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과 B씨의 신체에서 화상과 함께 흉기에 의한 상처가 발견됨에 따라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일가족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한편 A군은 올해 초부터 게임 유튜버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누리꾼들이 A군의 채널을 찾아 애도를 표하고 있다.
 

7일 오전 강원 원주시 문막읍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30㎡를 태운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