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적 총장선임’ 인천대 이사회 규탄 촛불선포식

2020-06-12 10:43
11일 본관 앞에서 재학생, 졸업생 등 200여명 참석

인천대 총장선출을 둘러싼 파문의 후폭풍이 마침내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인천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 200여명은 11일 오후 8시 인천대 본관 앞에서 이사회의 ‘깜깜이 총장 선임’의 부당함을 규탄하는 촛불선포식을 가졌다.

‘독단적 총장선임’ 인천대 이사회 규탄 촛불선포식


일부 교수와 시민들도 동참한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간격을 유지하고 마스크를 쓴 채 “‘반 민주적 총장 선임’ 독단적인 이사회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재학생과 졸업생 등 참석자들은 연이어 “이사회는 차기 총장에 1, 2순위 후보를 제외하고 3순위 후보를 선임한 사유를 명확하게 밝히라”며 “설명을 못하는 이사진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 자신을 졸업생이라고 밝힌 조형근 씨는 ‘인천대 총장선임 진상규명 그날까지 우리의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이다’란 제목의 선언문 낭독을 통해 “이사진의 차기 총장 선출은 직선제를 통한 민주화를 기대한 우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였다”며 “수개월 동안 다양한 평가를 통해 1, 2, 3순위 후보를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는데 아무런 설명없이 3순위를 총장으로 선임한 것은 경악할 결과였다”고 개탄했다.

성명서를 낭독 후 이사회 독단적인 전횡을 규탄하고 진상규명을 주장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의견 발표에 나선 한 졸업생은 “사실상 직선제의 투표결과를 외면하고 이사회 독단으로 총장을 선임하고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니 너무 답답해서 나왔다”고 말을 꺼냈다.
후기 대학시절 입학생이라고 밝힌 그는 “솔직히 입학할 땐 인천대 다닌다는 걸 밝히기 꺼려했지만 학교 다니면서, 그리고 졸업한 후에도 딸에게 아빠가 다닌 학교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며 “그렇게 자랑스런 학교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너무나 부끄럽다. 총장 선임이 합리적이었다면 이사회는 투표 결과에 대해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학생은 “이번 선거에서 학생들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진다고 해서 기뻐하며 주변에 투표를 권유했는데 결과는 학생들의 의사가 무시되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할 것이었으면 왜 투표권을 주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지는 의견 발표 중 자신을 “근처 사는 시민”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 발표자가 있었다. 그는 “인천대 출신은 아니지만 송도신도시에 살고 있어 근처에 있는 대학이라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발표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주민자치위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동마다 주민자치위원장을 뽑는 제도가 있다”며 “동네 주민자치위원장도 직선제로 뽑는데 어떻게 최고 지성의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에서 다수가 참여한 투표 결과를 무시하고 이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집회 후 이사회의 독단적인 총장 선임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을 이사장실과 총장실 앞에 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오늘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총장선임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앞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대학 본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갖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에 앞서 11일 오전 재학생 20여명은 대학 본관 앞과 이사장실 앞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총의를 무시한 이사회의 만행으로 인천대학교의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란 ‘근조’ 현수막을 들고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