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유엔 '통신선 차단' 유감 표명에…"남한 질책하라"

2020-06-12 07:28

북한이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쓴소리를 내며 연일 대외 비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진정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 우리를 향하여 그 무슨 ‘유감’과 같은 쓸개빠진 타령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북·남 합의를 헌신짝처럼 줴버리고 인간쓰레기들의 악행을 방치해둔 남조선을 엄정하게 질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남·북 간 통신연결선을 차단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한 불만이다.

대변인은 "우리는 그가 누구든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신성한 최고존엄을 건드린 자들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서치 않는다. 유엔 사무총장의 이번 ‘유감’ 발언은 스쳐지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간부들과 여맹원들의 대북전단 살포 항의 군중집회가 9일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앞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당당한 유엔 성원국인 우리 국가의 주권이 엄중히 침해당할 때는 한마디도 못 하다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이 우리의 자위적 조치들을 부당하게 걸고들 때면 놓치지 않고 '우려'니 뭐니 하면서 청을 돋구어대고 아부하는 것이 바로 유엔 사무총장의 초라하고 이중적인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의 부적절하고 편견적인 입장 표명 때문에 유엔이 특정 세력들의 정치적 도구, 하수인으로 전락되고 있다는 국제적 인식이 더욱 굳혀졌다"며 "유엔이라는 신성한 기구와 특히 사무총장 자신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가증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엔사무총장이 진정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 우리를 향해 그 무슨 유감과 같은 쓸개 빠진 타령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북·남 합의를 헌신짝처럼 져버리고 인간쓰레기들의 악행을 방치해둔 남조선을 엄정하게 질책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한국 정부를 향한 비판을 촉구했다.

아울러 "충고하건대 유엔사무총장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유엔활동의 원칙에 부합되게 모든 유엔성원국들을 평등하게 대해야 하며 불의와 허위가 유엔무대를 어지럽히지 않도록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바로 해야 할 것"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의 태도 변화도 요구했다.

앞서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차단을 유감스럽게 여긴다"며 "오해와 오판을 피하려면 이 같은 채널이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