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딤채] ①26년째 김치냉장고 명가 '딤채'…글로벌 가전 회사로 도약
2020-06-12 07:55
에어컨 만들던 만도기계, 1993년 김치연구소 만들어 전국 팔도 김치맛 연구
김장독 원리 그대로 담은 이름 '딤채'…직접 냉각 방식으로 김치맛 살린다
김장독 원리 그대로 담은 이름 '딤채'…직접 냉각 방식으로 김치맛 살린다
3M을 모르는 이들은 있어도 '스카치 테이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유주를 표시하기 위해 가축에 낙인을 찍은 데서 브랜드(Brand)의 어원이 유래됐듯, 잘 만든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 속에 제품을 깊게 각인시킨다. 광고계의 거인 데이비드 오길비가 "브랜드는 제품의 이름과 성격, 가격과 역사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무형의 집합체"라고 정의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아주경제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이 된 한국의 산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살펴볼 계획이다.<편집자주>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김치맛을 연구해라.”
상용차·기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을 생산하던 만도기계 직원들에게 난데없는 지령이 내려졌다. 1993년 정몽원 당시 만도기계 대표(현 한라그룹 회장)의 말이었다. 이 말 한마디에 에어컨을 만들던 엔지니어들도 김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딤채의 이름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가 주거문화의 서구화로 땅속에서 가전으로 옮겨졌지만, 그 맛만은 그대로 보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사내 공모를 통해 선발된 딤채라는 이름은 조선 중종 때 사용되던 김치의 옛 이름이다.
김치냉장고는 우리나라 전통 김장독의 김치 숙성 및 보관 원리를 현대 기술로 구현해 가전으로 만든 제품이다. 겨울철 땅속에 묻힌 김장독은 냉기 유출을 차단하고, 외부 공기 접촉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김장독 내부 온도는 0도에서 영하 1도를 유지하게 된다. 이처럼 저장실 자체가 냉각하는 '직접 냉각 방식'을 딤채는 새로운 기술로 구현했다.
딤채 개발 단계부터 있던 김치연구소는 현재까지도 김치 맛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시간 동안 150여만 포기 이상의 김치를 담그며 발효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김치 품질 특성과 김치의 미생물 연구, 김장 김치 맛 재현 연구 등을 지속 증이다.
특히 2001년에는 '김치 맛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 연구'를 통해 김치에 생존하는 인체에 이로운 김치 유산균의 성장 패턴을 연구해 김치의 독특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숙성 기술인 발효과학을 탄생시켰다.
다양한 김치 유산균을 성장시키고, 뇌 활성 아미노산인 가바(GABA) 함량을 증대시키는 발효과학 기술은 김치냉장고를 대표적인 웰빙 가전으로, 딤채를 김치냉장고의 대명사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