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 눈앞에서 '털썩'.. 네 마녀의 날 주저앉은 코스피
2020-06-11 17:54
선물·옵션 만기일이 동시에 찾아오는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에 국내 증시가 급격히 출렁이며 10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오전 장중 2200포인트를 찍었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1% 넘게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한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순매도를 나타내며 하락 폭이 커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91포인트(0.86%) 내린 2176.78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기관의 매도세가 확대되며 반락했다. 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를 맞아 기관과 외국인의 주식 현물 매도세가 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1812억원을, 외국인은 1200억원을 순매도했다.
통상적으로 선물·옵션 만기가 동시에 찾아오는 3·6·9·12월 둘째주 목요일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한 차익잔액을 청산하기 위해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한꺼번에 나타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 이날의 경우 외국인들의 선물 순매수가 그간 누적된 만큼 선물을 매도하고 현물을 사는 청산 거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으나 여전히 현물 매도 흐름이 지속됐다. 선물이 현물에 비해 저평가받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지속되며 현물을 파는 차익매도 기조가 여전히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증시에서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169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는 159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체 프로그램 매매는 2764억원 순매도로 나타났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동시 만기를 맞아 외국인과 금융투자가 동시에 선물을 사고 현물을 매도하며 증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0.00~025%로 동결하고, 2022년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주가에는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이미 저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어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연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 수준이 과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정 센터장은 "현재 증시에서 일반적으로 호재라고 여기는 요인들은 대부분 실현됐지만 악재 요인들은 더 지켜봐야 할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2100 이상에서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